매일신문

새정치국민회의 결성과 민주당전당대회에 이어 29일 여야4당 원내총무회담이 열림으로써 '4당체제'가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지난 88년 13대 총선에서 민정.평민.민주.공화당으로 짜여진 4당체제가 90년 2월 민정.민주.공화 3당 통합으로 궤멸된지 무려 5년반만에 신4당체제로부활한 것이다.

아직 국민회의가 다음달 5일 창당대회를 남겨두고는 있지만 이날 총무회담은 4당체제가 실제로 복원됐음을 서로가 공인하는 그런 자리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부활된 4당체제는 5년전 그것과 비교할 때 형식과 내용면에서 커다란 변화와 차이를 느끼게 한다.

과거 '1여'를 상대로 한 '3야'의 공조가 두드러졌다면 지금은 무엇보다 '3야'간의 경쟁과 대립이 첨예화돼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3당합당 이전까지 과거의 4당체제에서 평민.민주.공화 3당이 민정당을 향해 5공청산이라는 공동목표를 향해 선명성을 경쟁했다면 신4당체제는 노선과정책에서 다기화된 측면이 있다.

우선 전당대회를 마친 민주당은 당의 진로를 하나에서 열까지 3김시대 종식과 정치권 세대교체에 맞춰 놓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그 세대교체도 3김씨중 국민회의의 김대중씨를 겨냥한 것은 두말할 것도없다.

당의 정강정책에 김씨의 국민회의와 통합을 불가로 규정할 정도로 김씨에대한 거부감이 심하다.

이런 점에서 민주당은국민회의및 김종필씨의 자민련과측과는 배치내지는적대되는 위치에 있다.

세대교체가 김대중씨를 겨냥한다지만 총론적으로 JP를 제외할수 없기 때문에 민주당에 대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방어적일수 밖에 없다.반면 3김 시대청산에 관한한 민주당은 집권 민자당과 호흡이 맞는다. 민자당이 지방선거에 내건 슬로건이 세대교체이고 이런 목표는 선거후 더욱 치열하게 추구되고 있다.

이원종청와대정무수석이 29일 민주당을방문, 새로 구성된 민주당 지도부를 축하하고 난까지 전달한 것은 단순한 야당의 전당대회 축하로만 보여지지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홍영기.박일공동대표가 이수석을 상대로 털어놓은 김대중씨에 대한 험담과비난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여권과 민주당의 움직임에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시각이 고울리 없다.가뜩이나 사회운동 세력의 결집체인 정개련이 3김 시대종식과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결사를 모색하고 있고, 민주당과 통합을 추진하면서 세를 모아가고있는 마당에 여권과 짝짜꿍하는 모습이 반가울리 만무하다는 표정이다.국민회의측은 정개련과 민주당, 나아가 민자당과의 통합가능성을 아주 경계하고있다.

홍대표가 전격 거론한 중.대선거구제 문제 역시 지방선거 패배이후 민자당의원상당수가 서명까지 해가면서주장했던 것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부분이다.

홍대표는 "그것(중대선거구)만 되면 김대중패거리는 볼장 다볼 것이므로죽기살기로 덤벼들 것"이라며 "그것 한번 하자"고 했다. 그는 나아가 "민자당이 추진하고 우리당이 협력하면 과반수가 될 것"이라고까지 말했다.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관계도 순수한 야야관계로만 볼수 없는 측면이 많다.지방선거 직후 DJ.JP 두사람이 '지역등권론'과 '내각제'를 고리로 연합과 연대를 시사해왔으나 DJ가대통령직선제로 돌아서면서 앙금이 쌓이고 있는 중이다.

민자당과 민주당 양쪽의 세대교체 협공 때문에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는 있지만 전과 같지 않다.

양당관계를 생태적으로 원근개념으로 파악할수 없다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게다가 DJ신당이 정강정책과 강령을 통해 보수색채를 가미, '중도보수 정당'을 내걸고 나선데 대해 보수세력의 총본산임을 자처하는 JP의 자민련과 '보수끌어안기'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양자의 관계는 더욱 미묘해질 조짐이다.JP의 경우는 더더욱 민자당 세력의 이탈과 흡수를 통해 우익.보수세력의대표성을 꿈꾸고 있지만 DJ는 여권분열에 관심이많아 접점을 찾기는 거의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많다.

이처럼 1여3야의 4당체제가 과거와는 색다르게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을 띠고 전개될 것인 만큼 이번 9월 정기국회가 향후 정국구도의 향방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자 서정화 국민회의 신기하 민주 원혜영 자민련 한영수총무는 이날 회담에서 정기국회를 '파장국회'가 아니라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자고 이구동성으로 말했으나 서로 다른 이해를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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