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 핵실험 강행 배경과 전망

국제사회의 거센 반발속에 프랑스가 마침내 5일 밤 11시30분(현지시간) 무루로아 환초에서 예정대로 핵실험을 강행해 일파만파의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이번 프랑스의 핵실험은 유례없이 전세계적 반대 움직임에 직면했으며 특히 호주 일본 뉴질랜드등 태평양연안국가의 거센 외교적 항의와 세계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의 거친 실력행사 속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따라서 프랑스는 당분간 국제사회의 일치된 비난에서 파생된 외교적 난관에 부딪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부담을무릅쓰고 프랑스가 핵실험을 강행한 배경은 시라크프랑스대통령이 당초 강한 프랑스 재건을 외치며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핵실험문제를 후퇴하지 않고 어떻게든 실현시켜야만 된다는 절박한 상황때문으로풀이된다.

시라크는 국제사회의 압력에 밀려 핵실험을 후퇴하거나 철회할 경우 초래될 프랑스에 대한 이미지의 약화가 핵실험 강행보다 더 심각하다는 판단을했다는 지적이다.

만약 핵실험을 철회했다면 현재 우파분위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프랑스에서 시라크의 정치생명은 만회할 수 없을 정도로 약화될 것이란 게 이곳 정치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이제 새삼 들고 일어나 강대국을자처하고 있는 프랑스의 자존심이여지없이 구겨지게 된다는 해석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어쨌든 프랑스는 당장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 여론을 무마해야 하는 어려운과제를 떠안게 됐다.

따라서 프랑스는 일정기간동안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국가들이 이미 행한 프랑스의 핵실험을 이제와서 묵과할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프랑스측으로는 사태를 더욱악화시켰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 점에 비춰 국제사회의 반발및 항의는 더욱거세져 돌이킬 수 없는 국면으로 선회할 전망이다.

또 프랑스핵실험 반대운동의 주요부문을 차지한 점이 프랑스상품불매 등경제적인 측면이었는데 이 사태 또한 악화돼 프랑스를 궁지로 몰아 넣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앞으로 국제사회의 환심을 사기 위한 시도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 예가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는 내년 6월까지 8차례 계획된 핵실험횟수를 상당히 줄인다거나 내년의 포괄핵실험 금지조약 가입및 핵실험전면금지등의 이야기다.

그러나 프랑스의 핵실험이 당장 전면 중단되지 않는 한 국제사회의 이해를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프랑스의 향후 핵실험에 대한 향배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파리.이동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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