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남편 아직 안들어왔지? 여기는 oo룸살롱인데, 오늘 당신 남편은 집에 못들어갈거야" 딸깍."여보세요, 여보세요…" 그러나 끊어진 수화기에서는 더이상 응답이 없다. 주부의 마음속은 온통 두려움과 염려로 뒤덮인다.
미스터리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라 우리주변에서 이따금씩 들어볼 수 있는이른바 '전화폭력'의 한 예다. 이처럼 전화폭력이 장난전화에 그치는 것은이미 옛말이 되었을뿐 심각한 가정적,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대구시 방촌동에 사는주부 배모씨(29)는 언론기관의 기자를 사칭하며 부부의 성문화에 대한 여론조사를 한다며 정중하게 묻기에 응했다가 질문이 점점 낯뜨거운 내용으로 노골화되는 바람에 이상해서 끊어버렸다고 한다. 그러나 그후에도 비슷한 시간대에 예의 그 전화가 걸려와서 마침내 전화번호를변경했으며, 그때의 충격으로 전화벨 소리만 나도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고 한다.
한국통신대구사업본부의 조사통계에 의하면 지난 1월부터 10월말까지 대구지역의 전화폭력에 대한 발신전화번호 확인신청건수는 모두 1천5백955건이며, 실제로 가입자의 요청에 의해 확인장치를 설치한 건수는 3천4백65건이다. 정태상 전화영업부과장은 "밤늦게 또는 새벽에 걸려오는 익명의 전화에시달려서 잠을 잘 수가 없다는 주부들의 신고전화가 많으며, 내용은 음담패설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비단 가정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최근에는 공공상담기관에서도 피해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상담의 진지성보다는 오히려 상황의 묘사를 즐기는듯한 전화들이 적지않다는것.
한국통신은 전화를 통한 폭언, 욕설, 희롱, 음담패설, 장기간의 묵묵부답등으로부터 가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발신전화번호 확인서비스'를 지난 11월1일부터 전국적으로 확대, 제공하고 있다. 종전 '국번 + 4099'로 수동안내하던데서 '155'번으로 자동안내 받을 수 있게 한 제도이다. 대구·경북지역에선 현재 대구전화국관내에서만 가능하며, 오는 25일부터는 대구통화권전지역과 구미, 안동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가입시엔 전화내용을 녹음 또는 서면기록하여 주민등록증과 도장을 지참,각 전화국으로 신청하면발신전화번호 확인장치를 설치해준다. 가입자는 음란성 전화 등을 받는동안 40초간 후크를 눌렀다가 통화가 끝난후 155번을 누르면 발신된 전화번호를 안내받을 수 있다. 발신전화번호 확인장치의 사용기간은 보통 1개월이며 3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고, 가입비는 월2천원, 1회통화시 시내통화료를 부가하게 된다.
이같은 음란성 전화는 성폭력특별법에 저촉돼 발각되면 1년이하의 징역 또는 3백만원이하의 벌금형을 받게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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