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처럼 쌀값이 높으면 쌀농사도 지을만 합니다" 쌀값의 이상 폭등현상에 대한 농민들의 반응이다. 내년에는 쌀농사를 제대로 해보겠다는 농민도있다. 기현상이다.지난해까지 해마다 추수철이 끝나면 농촌은 추곡수매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농민들과 농민단체들이 추곡수매가 인상과 추곡수매물량 확대를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양특적자'를 이유로 난색을 표시했다.
국회도 시끄러웠다. 야당의 수매가 인상과 수매물량 확대요구로 국회 농림수산위는 난장판이 되기 일쑤였다. 여당의 추곡수매동의안 날치기 통과도 다반사였다. 그런데 올해는 조용하다. 이 모두가 쌀값 폭등때문이다.그러나 올해의 쌀값 폭등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농민은 많지않다.쌀 수입개방 탓이다. 값싼 외국쌀,특히 미국쌀이 국내시장에 밀려들면 국내쌀값의 폭락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쌀농사는 대충 짓는다. 그저 모내기만 해놓고 거의 돌보지 않는 농민도 많다. 자급할 수 있는 양식만 추수하면 된다는 생각인 것이다. 이것은우리의 쌀농사 기반이 급격히 무너지는 징후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비닐하우스 시설및 과수재배 등 특작에 벌써부터 눈을돌렸다. 논을 밭으로 만들어 하우스 시설채소를 재배하거나 사과·포도나무를 심은지 오래됐다. 쌀농사보다특작이 훨씬 많은 수입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지난92년 경북도내 전체 하우스 설치면적은 5천3백㏊. 올해는 7천6백91㏊로 45%나 늘어났다. 포도 등 과수재배면적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포도는 지난91년 경북도내 재배면적이 5천6백69㏊였으나 올해는 무려 6천7백35㏊나 됐다.
그러나 사과와 복숭아 재배면적은 최근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사과의 경우 충북·전북·경남 등 다른 지역에서 재배면적이 급격히 늘어난 때문이다.이에 경북지역 농민들은 사과밭을 포도밭으로 전환하고 있다. 포도가 사과보다 수확을 빨리 할 수 있는데다 자금회전이 빠르다는 것이다. 게다가 포도단식이 건강에 좋다는 소문도 포도소비량 증가에 일조,포도재배농가가 늘어났다.
그렇다면 과수재배는 농민들의수입을 보장하는가. 올해 사과값이 폭락한것으로 미뤄볼 때 특작도 농민들의 탈출구가 아님이 입증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경북도의 이태암 농업특작과장은 "96년부터 사과과즙 시장이 개방되고 포도도 수입하게된다"며 "사과는 생산비를 낮출 경우 3~4년정도는 버티겠지만생과이외에는 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처럼 농민들은 쌀 등 농산물 시장개방에 좌불안석이다. 우리의 식량자급전선에도 적신호가 켜져있다. 그러나 정부는 아무 대책이 없다. 쌀값 안정명목으로 정부재고미를 방출했을 뿐이다.
〈조영창·김성우(성주)·이창희(칠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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