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은나라의 충신 백이숙제는 국권을 찬탈한 무왕이 세운 주나라의 곡식 한톨도 먹지 않으려고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먹다 굶어 죽었다. 이를 두고 사륙신의 한사람인 성삼문은 "그들이 진정한 충신이라면 어찌 고사리인들캐먹겠는가"라고 일갈했었다. 삼문이 백이숙제보다 한단계 위의 충신이라고나 할까. ▲구속 수감중인 전.노 두사람의 전직 대통령의 대조적인 모습이화제거리다. 한쪽은 (다소 보도상의 과장이 섞였는지는 몰라도)수감 첫날부터 관식을 남김없이 먹어치우고, 독거수 운동장에서 맨손 체조를 하는등 '필생'의 모습인 반면 다른 한사람은 오늘로써 21일째 식음 전폐, '필사'의 모습이다. ▲세상에서는 흔히 사람을 평가할때 '올바른 일을 했는가'를 따지는한편으로 인간이 타고난그릇의 크기로 됨됨이를 저울질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이런 측면에서 따진다면 노씨의 경우는 모범수는 될수있을는지 몰라도,너무나 세속적이어서 대통령 그릇은 아니었던것 같다. 대통령은 경제를 걱정하면서도 민족 정기를 이끌어주는 정신적 지도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백이숙제가 굶어 죽은것은 '임금에 대한 충성'이란 분명한 목표때문이었다. 그런데 전씨의 경우 자신이 말한것처럼 5공의 정통성을 주장하기 위한 절규인지, 또는 보수세력의 동정을 얻기위한 몸부림인지 분명치않다. 한가지 분명한것은 그가 '반란의 수괴'이든 어떻든간에 대단한 리더십의 소유자란 점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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