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色에 기반..."3金그늘" 여전

"3金 진두지휘...TK향배 관심고조"

4.11총선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대체로 비관적이다. 새로운 정치세력의출현이나 새로운 정치풍토의 조성과 관계없는 구태들이 여전히 총선분위기를점령하고 있는데다 부산 경남과 호남권 충청권에 각각 기반을 둔 3金의 대결구도가 더욱 고착화되고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총선을 두고 21세기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19세기 정치인들이 벌이는 마지막 승부 라는 자조섞인 지적도나오고 있다.

거기다 金泳三대통령과 金大中국민회의총재 金鍾泌자민련총재등 3金이 이번 총선을 97년에 펼쳐질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인식아래 총력을 다하고 있어 우리정치가 지양해야 할 지역할거주의양상은 피할수 없게됐다. 지난 87년 대선이후3金씨가 처음으로 재대결한 지방선거결과는 이번 총선 결과를 예측하는 지표가되기도 한다. 서울 부산 대구등 15개 광역자치단체장은 3金이 주도하던 당시민자, 민주, 자민련이 각각 5대4대4의 비율로 분점했고 기초단체장의 경우 민자당은 부산에서 16개의 기초단체장중 14개를 석권했다. 광역의원은 55명 가운데50명을 당선시켰다. 호남에서는 金大中아태재단이사장이 직접 지원한 민주당이43개의 기초단체장중 40개 지역을 장악했다. 자민련도 충청지역 31개시군구 가운데 21개 지역을 휩쓸었다.

金大中국민회의 총재가 제기한 지역등권론 처럼 철저히 지역을 나눠먹는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지방선거이후 DJ는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회의를 창당해대권고지를 향해 나서 본격적인 3金경쟁을 선언했다. 여기에 민주당이 3金청산과 지역주의타파를 기치로 내걸고 있고 무당파국민연합 등 3金으로부터 배제된 세력들도 총선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기대치이하의 결과를 얻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역할거양상은 새로운 정치현상은 아니다. 이번 총선에서의 관심은 그같은 지역구도의 타파여부가 오히려 관심사다.

이번 총선이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동안 여권의 텃밭이다시피했던 대구.경북지역이 독특한 지역정서를 형성, 향후 정국의 변수로 등장했다는 점과 충청권이 처음으로 JP를 중심으로 뭉치고있다는 것 정도가 될 것 같다. 지난 92년대선당시 대구는 59.6%, 경북은 64.7%라는 높은 지지율로 金泳三대통령을 지지했으나 총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신한국당지지율은 10%대를넘어서지못하고있다. 결국 3金씨에 대항해 독자적인 정치세력을 구축하지못한대구.경북지역의 선거결과는 지역할거구도의 또다른 양상에 다름아니다.

지난 14대총선에서 JP는 당시 민자당의 최고위원으로서 충청권선거를 진두지휘하다시피했지만 28석의 의석가운데 10석을 야권에 내주는등 충청권에서의 지역색은 그다지 두드러지지않았다. 충청권이 지역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지난해 1월 JP가 민자당을 탈당하고 지역을 기반으로 자민련을 창당하면서부터다. 자민련은 지방선거를 통해 충청권에 깊이 뿌리를 내렸고 이번 총선을 통해지역적인 기반을 더욱 굳히려 하고있다.

이번총선에서는 망국적인 지역주의 라며 지역주의타파를 주장하는등 지역주의가 끼치는 온갖 폐해에도 불구하고 각 정당들이 앞다투어 지역감정을 자극시키는등 지역주의에 편승한 선거전략을 구사하고있다는 비판을 면할수 없다.

물론 지역할거주의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JP의 영향력아래있는 충청권에서 朱炳德충북지사의 자민련탈당여파로 충북지역의 성향이 다소 이상기류를 보이고있고 YS의 주요지지기반인 경남서부지역에서도 무소속후보들의 선전이 예상되고있다. 호남권에서는 金元基민주당공동대표등 반DJ세력들의선전여부가 관심이 되고있으며 여권일색이던 강원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있어 이번 총선에 어떤 식으로든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3金이 득세하고있는 한쪽구석에서 반 3金의 목소리가 기세를 올리고는있으나 선거전이 격화되고 3金의 목소리가 높아갈수록 지역구도는 더욱 고착화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개혁 과 새정치 를 내걸고있는 민주당과 정치신인들의 지역구도타파구호는 결국 찻잔속의 바람 정도에 그치리라는 비관적인 예측이 그것이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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