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濟州선언의 의미

金泳三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공동발표한 濟州선언 으로 불리는 한반도 평화 3원칙은한반도의 평화문제에 관한 한 미국이 앞장서지 않겠다 는 다짐으로 뭉뚱그릴수 있다. 16일 새벽방한한 클린턴대통령을 맞은 金대통령은 이날 오전 西歸浦 新羅호텔에서 韓.美정상회담을 갖고對北공동대응방안을 논의한뒤 한반도 평화문제의 당사자 해결원칙을 골간으로 하는 평화3원칙을 채택했다.

韓.美 양국 정상이 발표한 이 선언은 △한반도의 평화문제와 美.北대화는 분리해서 진행하며 △한반도의 평화문제는 앞으로 한국이 주도하며 △정전협정및 한반도 평화문제와 관련해서 미국은 북한과 직접 협의를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선언은 명문화해서 보니 그럴듯 해보이나 본질적으론 전혀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이를 명료하게 정리하면 한반도 평화문제는 남북한 당사자 원칙을 존중하며 미국이 관여하지 않되, 다른 미북간 관심사는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던 것처럼 북.미대화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는우리의 주장과 뜻을 존중해 주면서 미국은 미국나름의 실리를 위해 갈길을 가겠다는 뜻이 분명하게 내포되어 있다.

특히 한반도 평화문제와 북.미대화는 분리진행한다 는 대목은 언뜻보면 미국이 우리의 뜻을 대폭 수용한것 처럼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는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이구절을 맛보기로 보면 앞으로 계속 진행될 북.미협상에서 평화협정거론등 한반도평화문제는 미국스스로가 의제로 올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를 반대편에 서서보면 평화문제가 아닌 다른 현안들은 한국을 배제한 가운데 얼마든지논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이 선언은 북.미미사일 회담과 미군유해 송환협상등 4월중에 활발하게 논의될 북.미대화를 앞둔 시점에 나왔기 때문에 명문화된 문장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해석해서는 안될 것같다. 그리고 클린턴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우리 정부의 집요한 요청에 의해 이뤄졌고 미국의 대북정책에 융통성을 보장한다 는 사전약속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제주선언 의문서화가 오히려 올가미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 제주선언 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미국은 이 3원칙을 통해 북한의 북.미평화협정체결요구를 단호하게 거부했다. 또 비무장지대 불인정및 판문점 무장병력 투입등 정전체제붕괴책동에대해서도 不可 라는 분명한 몸짓을 보여 주었다.

무릇 모든 좋은 일이 성공리에 끝났다 해도 미진함이 남듯이 제주선언 이후 전개될 한반도를 비롯한 주변국문제는 다소 어려워질 지도 모른다. 나아가서 한국외교는 미국의 對北접근이 가속화되는 데다 北.日수교협상이 재개되는등 주변여건이 빠르게 돌아가면 갈피를 잡기도 어렵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급변하는 상황속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는 준비하는 것과 좌표를 잃어버리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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