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兩金합의문 내각제 언급배경

"빼가기 대응 판키우기"

4일 金大中 金鍾泌 야권의 양김회동은 뭐니뭐니해도 내각책임제로 말하면 정권이 교체됐을 일인데… 라는 합의문 귀퉁이의 한 마디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 대목이 내각제론자인 金鍾泌자민련총재가 아닌 대통령제론자인 金大中국민회의총재의 제안으로 포함됐다는 점 때문에도주목의 대상은 JP보다는 DJ가 될 수밖에 없었다. 즉 DJ가 대통령제에서 내각제 수용가능으로 입장을 선회했는가에 시선이 쏠렸다.

정치권 특히 여권에서도 두 사람 간에 오간 내각제 얘기가 어느 수준이었는가에 초점을 모았다.특히 이날 배석자였던 韓光玉 金龍煥 양당사무총장이 빠진 양金의 단독대좌 15분간에 주목했다.그러나 이 짧은 시간동안 밀약(密約)수준의 깊은 얘기를 나누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는게 정설이다.

다만 여권을 긴장시키는 대목은 양金회동이 끝난뒤 흘러나온 얘기로, 양당이 회담전 총장간 접촉을 통해 합의문이 이미 성안됐다는 부분이다. 安澤秀자민련대변인은 두 사람의 만남이 끝난뒤金大中총재의 지시로 이 문구가 삽입됐다 는 설명을 분명하게 했다. JP가 아닌 DJ의 제의였다는 강조였다.

물론 여기에 대해서는, DJ가 JP입장을 살려주고 야권공조의 수위를 한층 높이기 위한 배려차원이라는 원론적 해석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 DJ의 깊은 뜻 이 작용한 때문이라는 해석이 더 우세하다. 장기적으로 개헌 가능성을 열어두고 타진해보려는 떡밥 수준일 것 이라는 분석이다.DJ의 내각제 관련 발언의 시기와 당시 정국상황을 보면, 金총재의 의도는 어렴풋이 짐작을 할 수도 있다. 그는 지금껏 단독집권이 가능할 정도로 세가 유리하면 내각제 불가, 대통령중심제 고수입장을 천명했고 세가 불리하거나 장래가 불투명할 경우에는 내각제 검토가능 이라는 태도를 보여왔다. 金총재는 92년 대선실패 이후에도 대통령제고수→내각제검토가능→대통령제고수 의 수순을 되풀이한 바 있다.

그는 정계복귀 이전 지난해 4월 金泳三대통령의 내각제는 南北대치 상황에서 실정에 맞지 않는다 는 말에 대해 강력한 지도력의 대통령중심제 만이 통일 이룩에 적합하다는 생각은 잘못 이라고 한 바 있고, 그로부터 한 달 뒤인 5월말에도 모주간지 인터뷰에서 과거 내각제를 반대하던사람중에도 내각제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며 민심을 한 번쯤 다시 알아볼 시기가 됐다 고말 한 적도 있다. 또 지방선거를 열흘 정도 앞두고 다시 모월간지를 통해 지방선거가 끝나면 내각제개헌 문제가 필연적인 이슈로 등장할 것 이라며 국민다수가 지지하면 반대하지 않겠다 고내각제 조건부수용 의사를 밝힌 바도 있다.

그러나 지방선거 압승이후 내각제 이야기는 더이상 나오지 않았다. 그는 선거결과 대권도전과 자력승리의 가능성마저 엿보이자 다시 대통령제고수로 입장을 정리했다. 그리고 총선 직전만 해도그는 신한국당과 자민련의 내각제개헌 음모설을 강조하며 1백석 이상의 지지를 호소했다. 음모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내각제 반대입장이 분명했다.

그런 그의 입에서 총선부진이라는 결과 때문인지 내각제 이야기가 다시 나온 것이다. 大權4修가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국민회의 내에서조차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실을 놓고 볼 때 金총재의 입에서 앞으로도 심심찮게 내각제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그가 진정 내각제개헌으로방향선회를 했는가 여부는 좀더 두고 볼 일이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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