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철 문제점과 代案 점검

"工期연장 논란"

경부고속철도 서울~부산간(14개 구간) 길이는 4백30.7㎞다. 14개구간중 경주 구간(형산강 노선의경우)은 31.49㎞로 전체 구간의 10분의 1도 안된다. 지난8일 秋敬錫건교부장관의 발표대로 경주를 우회하는 새로운 노선으로 건설하면 경주 구간의 길이는 더 짧아질 가능성이 높다. 경주시.군통합전에 결정된 형산강 노선이 경주시가지 통과를 전제, 큰 타원형을 그리는 형태로 설계됐기때문이다.

그러나 건교부는 새로운 우회노선으로 경주구간을 설계시공할 경우 공기가 3년정도 늘어난다고밝히고 있다. 경부고속철도의 완전 개통은 빨라야 2005년경에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추가부담액도6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2002년 월드컵이나 부산 아시안게임때 고속철도를이용할 수 없게된다. 단군이래 최대의 국책 사업이 전세계적 규모의 국제행사에 사용되지 못하고절름발이 운행을 해야 하는 것이다.

경주구간 설계변경에 따른 공기 연장과 공사비 추가부담은 건교부가 지금까지 일관되게 주장해온것이다. 학계나 문화계, 그리고 문화체육부가 우회노선을 주장할 때마다 비장의 카드로 꺼내 사용한 무기다. 하지만 건교부의 공기 연장과 공사비 추가부담 주장은 과장됐다는 반박도 만만찮다.먼저 건교부와 고속철도공단측의 입장을 살펴보자. 고속철도공단 관계자는 경주노선의 변경구간이 40여㎞에 불과하지만 공사 자체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라고 강조한다. 항공측량과지형.지질조사, 교통환경 영향평가를 새로 해야하는 것은 물론 통과구간을 확정하더라도 기초및실시설계도 다시 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노선에 따른 도시계획시설 결정등에 대한 지자체와의 협의, 국토이용관리법상 공공시설 입지승인 등 여러 행정절차를 다시 밟는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필요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노선에 편입된 사유지에 대한 보상평가와 보상문제도 뒤따른다는 것.이에 대해 경북산업대 金載錫교수(도시및 교통공학)는 건교부와 고속철도공단의 공기연장 주장은 한마디로 터무니 없다 고 반박한다. 金교수는 서울~부산간 전체 4백30.7㎞의 구간에 대한 항공측량,지형및 지질조사,교통환경 영향평가에 걸린 시간이 2년 이라며 전체의 10분의 1도 안되는경주구간에 대한 조사와 설계에 시간이 걸리면 얼마나 걸리겠느냐 고 되물었다. 金교수는 이어이미 고속철도 건설에 대한 기술축적이 어느 정도 이뤄진 터여서 처음 시작할 때보다 그 기간을훨씬 단축할 수 있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건교부와 고속철도공단은 또 노선변경에 따른 비용 추가부담을 염려하고 있다. 항공측량과 교통환경 영향평가 등의 작업을 다시 할 경우 1조8천억원이 추가 소요된다는 것. 여기에다 이자 추가부담,부분 개통에 따른 운임손실 등을 합하면 3년간 6조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것이다.이와 관련 金교수는 건교부와 문체부및 지자체,고고학계 등에서 힘을 합쳐 노선 결정과 문화재발굴,실시설계및 토지보상을 한꺼번에 실시하면 목표 연도인 2002년까지 고속철도를 개통할 수있다 며 새로운 교통환경 영향평가 등에 따른 추가부담은 피할 수 없지만 우회 노선의 비용절감효과는 크다 고 주장했다. 우회노선이 형산강 노선보다 10㎞이상 짧아져 2천5백여억원, 지하화 구간의 지상화로 7천여억원 등 1조원 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목표연도까지 고속철도를 개통하면 이자 추가부담 3조원은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또 개통지연에 대비, 대구 ~부산간 기존 철도를 전철화하는 비용 3천1백억원도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건교부는 새로운 경주노선의 조건으로 경주의 지상및 매장문화재는 물론 자연경관도 훼손하지 않고 경주.울산.포항시민이 고속철도를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문체부의 건천~화천안 역시 매장문화재가 많아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건천~화천노선보다 대구쪽으로 치우치는 새로운 노선을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구쪽으로 치우친 노선을 그리기는쉽지 않을 전망이다. 구체적인 노선은 정밀 조사후 나오겠지만 건천~화천노선의 안쪽은 거의 대부분 해발4백m이상의 산악지대이기 때문이다. 난공사로 공사비가 많이 들 가능성이 크고 산악절개로 환경파괴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金교수는 금척고분옆을 통과하는 건천지역을 지하화하면 문화재 훼손을 막을 수 있다 며 건천~화천노선이 최적의 대안 이라고 주장했다.〈崔美和.曺永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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