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3개국을 순방중인 김영삼대통령은 27일 "아태경제협력체(APEC)의 실질적 헤택이 민간기업에 돌아갈 수 있도록 경제계 대표들이 보다 적극적인 역 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김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순방국인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숙소인 힐튼호텔에서 수행경제인과만찬간담회를 갖고 "APEC으로 무역·투자 자유화가 한단계 발전했고동남아 순방으로 우리 기업의 진출기회가 한층 확대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이같은 좋은 기회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경제의 경쟁력이 강해야 한다"고 말하고 "기업은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경쟁력 10% 이상 높이기에 앞장서는 한편 밖으로는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더욱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고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동남아는 성장잠재력이 크며 우리나라와도 상호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기계 설비 등 자본재 수출뿐만 아니라 건설 등에서 참여기회가 아주 큰 만큼 앞으로 우리나라가 적극적 관심을 가지고 개척해 나가야 할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3개국 순방성과와 관련, "베트남 정부로부터 한국기업의 대베트남진출과 메콩강 유역개발사업 참여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설명하고 또"말레이시아에서는 그동안 문제시돼왔던 한국기업 진출에 대한 차별조치를 해결했다"며 "우리 기업들이 보다 많이 현지투자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만찬간담회에는 최종현전경련회장, 김상하대한상공회의소회장을 비롯, 정몽구현대그룹회장김석준쌍용그룹회장 나응찬신한은행장 허진석동성종합건설회장 등40명이 참석했다.이날 김대통령과 수행경제인들과의 일문일답은 다음과 같다.
▲김대통령=(김상하대한상의회장에게) 베트남과의 경협분위기는 어떠했습니까.▲김회장=이번 순방기간중에 제 3차 한·베트남 민간경협합동회의가 열려 양국간 경협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고 여러가지 유익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이례적으로 양측 기업인2백50명이 참석함으로써 한·베트남 경협증진의 기대효과가 크다는 것을 반증해주었습니다.▲김대통령=(박운서한국중공업사장에게) 동남아 플랜트 수출전망과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입니까.▲박사장=동남아 경제가 높은 성장을 보임에 따라 시멘트 전력 정유공장 등이 부족해 앞으로 이분야에서의 시장전망이 대단히 좋습니다. 발전설비의 50%가 아시아 지역에서 발주된 것을 보면앞으로의 진출전망은 매우 밝습니다. 어려운 점이라면 첫째 자금력에 있어서 불리한 경우가 많고,두번째 우리 업체간의 과당경쟁으로 저가수준 등 제살깎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업체간의 협조정신이 절실히 요청됩니다.
▲김대통령=(김석준쌍용그룹회장에게) 해외에서 우리 기업이 좋은 이미지를 갖기 위해 해야 할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김회장=기업가로서는 기업이미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나라의 이미지가 좋아야 합니다. 한국은 경제발전과 동시에 민주발전을 이룬 나라로 이미지가 좋습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기업 자체의 이미지인데 약속과 계약을 철저히 이행하고 현지 주재원들 또한근면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하나는 국가적인 관심입니다. 특히 국가의 계획경제 주도하에 움직이는 나라들의 경우 국가가 진출하는 기업에 관심을 표명해주는 것이 매우중요한데 이런 점에서 볼 때 대통령의 이번 동남아 3개국 순방과 그에 따른 정상경제외교는 직접적인 큰 도움이 되었다고 봅니다.
▲김대통령=(홍인기증권거래소 이사장에게) 동남아 국가와 금융분야 협력전망은 어떻습니까.▲홍이사장=지금은 홍콩과 싱가포르가 동남아 금융센터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상해가가장 유망합니다. 이 세곳에 우리나라 증권관련회사 35곳이 진출해 있습니다. 이번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증권거래소와 업무협조 협정을 체결했습니다.▲김대통령=(정몽구현대그룹회장에게) 이번 순방이 우리 기업의 동남아 진출에 준 도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정회장=순방지역마다 한국 붐이 일어남으로써 경제인들의 입지가 강화됐다는 것을 가장 큰 도움으로 생각합니다. 현대를 비롯, 동행기업인들이 각국마다 실질적인 성과를 거둠으로써 경제외교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김대통령=(신세길삼성물산사장에게) 동남아 지역에 대한 내년도 수출전망은 어떻습니까.▲신사장=우리나라 총수출에서 아세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의 13.2%에서 올해는 15.4%로늘어났으며 제조업 진출에 따른 부품수출 호조로 내년도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대형 프로젝트 진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김대통령=(장치혁고합그룹회장에게) 순방중 경제인으로 느낀 점과 앞으로 해야할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장회장=대통령이 앞장서 감으로써 우리가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해 각오를 새롭게 했습니다.우리 국민 특히 근로자들이 분발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과당경쟁 문제는 하루빨리 해소돼야하며 국내 중복투자도 삼감으로써 기업간의 협력이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겠습니다.
▲김대통령=(최종현전경련회장에게) 동남아경제에서 받은 인상과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느낀 바를 솔직히 이야기해주십시오.
▲최회장=지난번 남미순방에 이어 이번의 동남아 순방에서도 각국이 활기있게 경제를 되살리려고노력하고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동남아 각국이 우리를 주의깊게 보고 있고 우리를 본받으려는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느 면에서는 시기와 질투도 있는 듯 했습니다. 결코 우리가 뒤져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다졌습니다. 귀국하면 경쟁력 10% 이상 높이기에 적극 동참해 고비용구조를 타파하고 고품질과 생산성 높이기에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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