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구 경제부장=연초부터 중견업체들이 쓰러지고 있다. 자금수요가 몰리는 설대목에는 더 많은업체가 도산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현재 대구경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으며 불안정된 상황은 언제쯤 해소되겠는가.
▲문희갑 대구시장=대구는 섬유를 제외하면 다른 업종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고 있는 편이다.다만 섬유산업비중이 전체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높기 때문에 전체가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호황을 누릴 때 구조조정을 해야 했는데 아쉽다.
-우부장=대구 섬유산업이 왜 이러한 위기상황으로 내몰려야 했는지 그 이유와 배경을 설명해달라.
▲문시장=대구 섬유의 주종인 화섬산업의 경우 지난해 10월말까지 통계를 보면 수출량은 전년동기보다 5~10%%가량 증가했다. 그런데도 불황이 가속화되는 것은 과당경쟁으로 이윤을 못내고 출혈수출했기 때문이다.
이는 전적으로 섬유업계의 책임이다. 업계 스스로 설비 과잉을 예측하고 이를 막아야 했다. 생산소요비용이 우리의 1/20인 중국, 1/9인 인도네시아등이 직기를 대폭 늘리기 시작할 때 우리는 가까운 장래에 이들이 우리의 강력한 경쟁상대 가 되리라는 것을 전혀 염두에 안두고 오히려 국내기업들끼리 직기 증설에 나섰다. 제품의 고급화 첨단화는 하지 않고 중저가 상품에만 매달렸다.이것도 적정량을 유지했다면 나았을 것인데 이마저 무시했다.
여기에는 지역 대형 업체들의 책임이 크다. 이들이 앞장서서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걸어왔다고 할수 있다. 지금도 시장이 직접 나서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해도 업계는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부산의 신발산업처럼 소기업이나 대기업 모두 주저앉을 수 밖에 없다.일본의 경우 60년대이후 한국을 비롯한 후진국들이 섬유산업을 중심으로 산업부흥을 해나갈 때당시 중저가 생산방식으로는 경쟁이 안된다고 보고 특별법을 만들어 직기를 폐기하고 고부가가치를 해나갔다. 왜 이 교훈을 알지 못하는가.
-우부장=섬유산업의 구조적 문제해결을 위해 선별지원이란 표현으로 업계의 자생력을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계기업에 대해서는 지원을 않겠다는 의미인데 선별지원의 명확한 기준을 말해달라.
▲문시장=선별지원은 경쟁력 있는 기업에만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출혈수출하고 있는 기업은 국민경제에 큰 해악을 끼친다. 섬유관련 조합 협회 연구원등이 자금만 공급해주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대구시는 신용보증조합등을 통해 대출이 되도록 하고 이자보전도 해주겠다. 이는 시장경제원리에 벗어나지만 불황극복 차원에서 지자체가 적극 개입하겠다는 얘기다.-우부장=대구시는 업계에 섬유구조개선협의회를 구성, 업계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하라는 의견을제시하고 있는데 업계 스스로 이 문제를 풀어갈 능력이 있는 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대구시의 구조개선자금 선행지원이 우선인 것 아닌가.
▲문시장=잘못된 생각이다. 지금은 돈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연말 1천1백억원이라는 돈을 가져왔지만 못쓰고 있지 않느냐. 직기가 몇대인지도 파악못하고 있는 업계에 어떻게 돈을 쏟아붓느냐.섬유관련 단체 협회 조합들의 그 많은 인력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길래 통계조차 없는가. 시장이강도높게 구조조정 얘기를 하니까 이제와서 직기 파악하고 선진사례 파악하려 든다.대기업들은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이들이 나서야 한다. 왜 시장이 나서서 구조조정 문제를 주창해야 하는가. 부산의 신발업계도 처음에는 영세업체부터 무너졌지만 결국 대기업들도 넘어갔다. 부산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지금까지 섬유업계의 비중이 워낙 높다 보니 지역경제단체의 감투도 이들이 독식하고 있었고 아무도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이 없어 섬유가 이 지경이 됐다고 생각한다.-우부장=대구시가 섬유업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가.
▲문시장=시작은 섬유인들의 몫이다. 업계 스스로 구조조정 대안을 제시하라. 대구시의 중장기 발전계획등은 공무원들이 만든게 아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학계 연구기관등의 자문을 받아 만들었다. 섬유도 선도적인 기업들이 자금을 출연해 청사진을 만들어내라. 이를 통해 재고처리, 수출관행 혁신등을 꾀해야 한다. 그래야 타당성을 보고 정부도 자금을 지원할 것 아닌가. 골격은 과잉시설을 줄이는데 있다. 그렇다고 영세업체들만 줄이라고 강요해서는 안되고 큰 업체들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우부장=시장은 지역 섬유산업의 고도화를 위해 패션 디자인산업의 육성을 자주 강조하는데 현실적으로 직물집산지인 대구에 적합한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경제인도 있다.▲문시장=섬유인들중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답답한 말이다.(주)삼아등 지역 중견업체들중 일부는 패션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생산요소비용이 이렇게 비싼 나라가 없는데 왜 화섬직물에만 매달려야 하는지.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가야한다. 남는 직기들은 해외로 이전하자. 분명히 경쟁력이 있다.
대구 섬유의 가장 큰 장점은 '감량가공'이다. 브라질 멕시코등 남미나 중국으로 가면 앞으로 4~5년은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 현 섬유산업구조하에서 부메랑효과나 산업공동화현상을 우려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연간 3억5천만 야드가 적정량인데 6억야드씩 생산해서 어떻게 한단말인가.
-우부장=일부에서 대구시가 경제정책을 너무 독점한다는 얘기가 있다. 대구상의와의 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한다든지 상의에 역할을 분담시킬 용의는 없는가.
▲문시장=대구상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에는 동감이다. 문제는 상의가 대구시에 정책건의등을활발히 해야 하는데 이게 사실 부족하다.
섬유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구조조정문제를 시장이 나서서 외칠 일인가. 섬유 불황으로 인해 대구가 망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상의는 대구시보다 먼저 나서서 해결방안등을 제시해야 한다. 대구시가 행정력을 동원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상의가 더욱 능동적으로 대구시에 의견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시장은 방향제시만으로 역할을 끝내고 상의나 업계에서 나서야한다.
-우부장=경제전문가 민선시장을 맞이한 대구시민들은 지역경제회생을 염원했으나 시장이 기대만큼 역할을 못한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문시장=물론 많은 기대에 제대로 부응못한 점도 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많은 일을 해냈다고생각한다. 신용보증조합 설립은 지자체로서 획기적인 일이다. 여당 실세 단체장이 있는 곳도 대구만큼 많은 조합출연금이 조성되지는 못했다. 또 대구종합무역센터 착공도 큰 업적이다. 중앙부처관료생활도 거쳤지만 무역센터를 착공하는 것 만큼 힘든 업무는 없었다. 세계4대시장개척도 상당한 성과다. 지난 섬유축제를 통해 대구에 패션 디자인산업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본다.-우부장=올해 지역경제에 밝은 소식이나 전망이 있는가.
▲문시장=섬유산업의 경우 확실한 구조조정 발판을 마련하겠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의 체질도 개선하겠으며 빠른 시일내에 시립섬유기술대학을 설립, 21세기형 인재를 육성하고 밀라노 파리 일본등지의 선진패션산업을 도입하겠다. 위천국가산업단지가 지정되는대로 2개의 지방공단을 만들어 용지난을 해결하겠으며 대구특화산업도 본격 육성해 내년 하반기부터는 대구경제가 기지개를켤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록·崔正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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