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한복 예찬

'세모시 옥색치마…'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인을 묘사한 구절이다.

우리 겨레가 오랫동안 입어 내려온 전통 의상이 한복이다. 그러나 '신식'이라는 서구화에 밀려 한복은 명절차례가 돼 버린지 오래다.

어려서나마 한복을 평상복으로 입어본 세대는 적어도 50대 이상일 것이다. 남자 아이들은 검정무명바지에 흰 저고리를, 여자 아이들은 검정 치마에 흰 저고리를 입고 초등학교를 다녔다. 요즘젊은이들이 태어나서 평생동안 입는 한복은 갓난아기 때에 입는 배냇저고리, 결혼식에서 잠깐 입어보는 사모관대와 원삼 족두리, 그리고는 마지막에 입는 수의가 전부이다.

어른들이라 해도 대다수 1년에 두차례, 추석과 설날이 전부일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그들의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지내는 사람들을 어디서나 쉽게 볼수 있어 우리와는 대조를 이루고있다.

최근 '한복을 즐겨입자'는 움직임 각계에서 펼쳐지고 있어 매우 반갑다. 문화체육부는 매달 첫째주 토요일을 '한복 입는 날'이라고 정하고, 한복을 입은 사람에게는 고궁에도 무료입장토록 하고있다. 은행이나 사찰에서도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한복의 멋은 무엇보다 편안함과 실루엣의 곡선에 있다. 마고자와 조끼의 깃선, 저고리의 배래선은우리 한복에서만 볼 수 있는 절묘한 곡선미의 극치다. 그리고 대님과 옷고름의 엄격한 맺음, 희고빳빳한 동정이 불러일으키는 정결한 이미지에서 우리 민족 고유의 미의식을 찾을 수 있다.다만 요즘 생활환경에서 수용하기 힘든 점들, 가령 대님이라든지, 옷고름, 치마길이 등을 어떻게현대화하여 실용성을 극대화하느냐가 한복 생활화의 관건이라 하겠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복 현대화 작업도 활발하다고 하니 앞으로는 거리에서나 사무실에서 보기만 해도 푸근한 한복차림의 무스바른 신세대를 쉽게 만날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주)우방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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