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년 전까지 시골에서 명절 선물로 흔히 볼 수 있었던 고무신.
60·7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과 가난의 상징이기도 했던 '검정고무신'이 자취를 감췄다.
'기차표' '말표' '타이어표' '왕자표' '비둘기표' 등과 같은 고무신 상표들은 대다수 사라지고 1~2개 정도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도 운동화와 구두에 밀려 문을 닫거나 업종을 바꿨기 때문.
타이어표 고무신은 대구에 전국적인 판매망을 두고 있으나 판매실적은 아주 저조하다. 10년전 한달에 5만족 나가던 것이 요즘은 1천족에도 미치지 않는다.
판매망도 줄어 농협같은 곳에서나 '조선나이키'를 구경할 수 있을 지경. 그것도 흰색 고무신만 있을 뿐 '검정색'은 생산조차 하지 않는다. 농군들이 신는 것을 제외하고 스님, 상가집에서 쓰는 것이 고무신 수요의 전부다.
동구에 있는 고무신 소매상 민들레신발도 고무신을 찾는 사람이 한달에 고작 2~3명에 불과하다.통고무신이 사라지고 예복 입을 때 신는 꽃신, 개량신, 각신 등이 새롭게 등장했다. 바닥을 고무로 처리한 뒤 플라스틱 재질에 수를 놓거나 가죽을 대 고무신을 본 뜬 것들이다. 값은 웬만한 신발값과 맞먹는 3만~9만원선. 요즘 10여개 브랜드가 민속신발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주로 결혼시즌에 큰 재미를 본다.
진양통상의 박찬문사장(34·달성군 가창면)은 "80년대 중반까지 대목이 되면 고무신이 없어 못팔정도였지만 요즘 고무신을 찾는 사람들은 추억용으로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지난날 어머니들이 집안잔치등 대소사에 다녀올 때마다 "고무신이 바뀌었다"며 동네를 떠들썩하게 했던 모습은 이제 추억의 한 장면일 뿐이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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