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극이 대구시민을 공포로 몰아넣으면서 시민들은 민생치안확립을 외쳐온 경찰에 대해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동구 주민들은 경찰이 뒤늦게 순찰강화 등 법석을 떨자 "조금만 지나면 또 언제 이런 일이 있었느냐는 꼴이 될게 뻔하다"며 시큰둥하다. 대낮, 잠시 집 비우기에도 불안한 시민들-그래서 방범창, 잠금장치 강화 등 자구책만 강구하면서 경찰을 불신한다.범죄억제력을 갖고 있어야 할 경찰의 방범순찰이 형식적이고 도식적인 활동에 그치는 바람에 살인사건은 물론 주택가 강·절도가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월평균 신고된 절도는 대구지역에서 3백37건이지만 올1월에는 4백32건이 신고돼 이 중 해결된 것은 30%%인 1백28건에 불과하다. 도둑을 당해도 '신고하면 뭐하느냐'는 집이 부지기수인 현실을 감안하면 요즘의 주택가는 가히 '무법천지'란게 주민들의 대답이다.
주민들의 첫째 불만은 112순찰차나 경찰관을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살인사건이 잇따라 5건 발생한 뒤인 지난 20일밤 신암동 일대엔 순찰차와 경찰이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밤과 다음날 새벽사이 2건의 살인사건이 터졌다.
경찰은 왜 주민들 눈에 띄지 않을까. 대구지역 파출소는 지난95년 2월 말썽을 이유로 순찰함을없애고 '자율순찰'로 바꿨다. 또 지난해 방범대원을 의무경찰로 대체한 뒤 방범초소까지 폐쇄해버렸다.
대신 파출소 순찰차량을 동원한 차량순찰과 도보순찰을 실시하고 있으나 상부감찰을 의식한 의례적인 순찰에 그치고 있다. 한 파출소 직원은 "20분 순찰에 20분 휴식시간을 갖는다"며 "특히 새벽2시~5시 사이엔 차를 세워놓고 잠을 잔다"고 털어놨다. 도보순찰도 30분 돌고 30분 쉬는 게 대부분이다.
24일밤 영천서 강도당한 택시가 2시간 동안이나 대구시 동구 용계파출소서 5분거리에 버려져 있었지만 경찰이 감감무소식이었던 것도 방범순찰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었다.주민들이 "경찰이 보이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제대로 순찰을 돌지 않는 것이다."각종 민원까지 겹치는 판에 인력보강은 없이 사건날 때마다 파출소만 볶으니 일할 맛이 나겠습니까" 파출소 직원들은 그들대로 하소연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절도 등 사소한 사건은 아예 경찰에 신고조차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장모씨(32·여·대구시 남구 대명10동)는 "지난달 패물과현금 등 2백여만원어치를 도난당했으나 귀찮게 불려다니기만 할것 같아 신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주부 성문숙씨(34·동구 방촌동)는"경찰이 자주 눈에 띄어야 범죄자들이 설치지 않을 것 아니냐"며 경찰의 순찰방법 개선을 요구했다.
경찰이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는 시민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경찰은 어디 있느냐"고 시민들이 되묻지 않을 때 대구치안은 제자리를 잡을것이다.
〈崔在王·李大現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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