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의가 겉돌고 있다. 국회는 닷새째 대정부질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대정부질의는 상대방을겨냥한'설(說)전쟁터'로 변하고 있다·여야의원들은 미리 배포한 원고에 없는 내용을 연설도중 첨가해 상대당을 공격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여야가 제기한 온갖 설은 대부분 김현철씨와국민회의 김대중총재와 관련된 것이다.
27일 계속된 경제분야 대정부질의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계속됐다. 신한국당 박주천의원은 질의마지막 부분에서 갑자기 2쪽 분량의 추가원고를 꺼내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한보자금 수수설을제기했다. 95년 6·27지방선거직후 김총재가 정계에 복귀하면서 정태수씨로부터 2백억원 상당의정치자금을 받아 신당 창당에 사용했다는 설을 비롯, 김총재가 설립한 아태재단이 94년 2월과 같은해 연말 각각 2억원씩을 한보로부터 받아 재단운영자금으로 썼으며95년 정기국회 직전 김총재의 최측근의원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한보를 문제삼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20억원의 로비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 등을 순식간에 읽었다.
이에 국민회의의원들도 김영삼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와 관련된 시중의 루머를 동원해 반격에 나섰다. 장영달의원은 한보주식의 30%%를 현철씨가 소유해왔다는 소문을 터뜨렸다. 김경재의원은 92년 대선때 정태수씨가 6백억원의 선거자금을 지원했고 그것을 김현철씨가 받아갔다고 주장했다.김의원은"일부에서는 현철씨가 일부러 한보철강을 부도냈다는 설까지 나돌고있다"며 시중의 소문에 근거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여야 의원 모두 최소한의 근거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설'이라고 밝히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사실 여야의 폭로전은 지난 24일 국민회의 임채정의원이 현철씨의 한보관련 의혹을 제기하면서시작됐다. 이에 신한국당은 원내 대책회의를 열어 김대중총재의 색깔론과 한보자금 수수설로 야권의 공세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국당의 반격은 이용삼, 허대범의원에 이어 박주천의원 등이 총대를 메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난타전이 계속되자 신한국당 하순봉, 국민회의 김경재부총무는 이날오후 접촉을 갖고 남은 대정부질의에서는 상대방비난을 자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의원은 "앞으로 더 이상서로를 비난하는 발언을 삼가자"고 제의했고 김의원은 "신한국당이더 이상 용공 음해를 하지 않으면 우리도 하지 않겠다"고 대꾸했다.
의원들은 원내발언에 대해 형사책임을 지지않는 면책특권을 갖고 있다.
여야는 이같은 면책특권을 이용, 정책질의보다는 대정부질의를 상대당을 헐뜯는 공세의 장으로악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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