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영화 코미디물에 승부

한국영화가 97년 코미디, 액션물을 공략하기로 작정했다.

현재 제작중인 영화들로는 '박대박''현상수배''No.3''백수 스토리''베이비 세일''삼인조''산부인과''투캅스3''마지막 방위''할렐루야''스카이 닥터'등. 로맨틱 코미디와 코믹액션물이 주종을 이룬다.이같은 '코믹물 일색'은 지난해 호화캐스팅에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들이 잇따라 쓴잔을마셨기 때문. '인샬라''불새''지상만가''용병이반'등 이른바 대작들이 하나같이 참패했다.대신 '고스트 맘마'(35만명) '체인지'(22만명) '깡패수업'(20만명) '미스터 콘돔'(14만명)등 제작비도 적게들고 촬영부담도 적은 코미디 영화는 대부분 성공했다. 상반기중 '초록물고기'(16만명) 한편만이 흥행에 성공한 유일한 비코미디물.

이같은 코미디풍의 흥행몰이에 대해 일부평론가들은 시국과 연계시키기도 한다. 무거운 사회분위기가 가벼운 영화로 관객을 몰았다는 얘기.

그러나 근본적인 것은 한국영화의 경쟁력 문제다. 액션 스릴러 서스펜스 SF등은 할리우드에, 고급 멜로물은 유럽에, 무협액션물은 홍콩영화에 관객을 모두 빼앗겼다. 결국 코믹물에 승부를 걸수밖에 없는 처지. 여기에 대기업의 자본이 유입되면서 이같은 경향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하루 하루 흥행을 좇는 영화산업. '오늘을 괜찮지만 내일은 어둡다'는 것이 충무로 영화인들의 자조섞인 생각이다. 모든 장르가 고르게 발전해야 영화산업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우선 지난해 몸이 바뀐 코믹물 '체인지'가 성공하자 올해 '할렐루야''스카이 닥터''마지막 방위'등이 역할이 바뀌면서 생기는 해프닝영화들이 잇따라 제작에 들어갔다. '할렐루야'는 건달과 목사,'스카이 닥터'는 건달과 의사, '마지막 방위'는 특수부대원과 방위가 서로 역할이 바뀌면서 생기는 좌충우돌을 그리고 있다. 또 만화 리메이크 '백수스토리', 시리즈물 '투캅스 3', 깡패의 이야기'No·3'등 신선한 시도가 없이 울겨먹기식 제작성향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한판 먹기'식 제작성향은 '코미디물 전성시대'의 예고가 아니라 '동반 몰락'의 전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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