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0년대 붐 프랑스철학 속속 "상륙"

질풍노도와 격동으로 상징되는 80년대가 마르크시즘의 시대였다면 90년대는 프랑스철학의 시대라할 만큼 프랑스 사상과 담론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식인사회에 변증법과 마르크시즘이 회오리치고 지나간 후 90년대에 왜 프랑스철학의 열풍이 일고있는가. 우리 철학계는 올리브 잎사귀를 가져와 올리브 나무라고 우기고 학문의 수입상 노릇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따라 프랑스철학에 대한 주체적 수용과 접근을 모색하는 철학서와 20세기에 큰 영향력을 끼친 프랑스철학의 새로운 번역서가 속속 나오고 있다.

도서출판 당대에 발간한 '프랑스철학과 우리' 시리즈 '포스트모던시대의 사회역사철학'과 '현대프랑스 철학을 보는 눈'이 주체적 수용에 관한 것이고, 동문선에서 펴낸 '다른 곶'(자크 데리다 지음), '철학에 대하여'(루이 알튀세르 지음)는 프랑스철학을 통해 현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프랑스 철학과 우리'시리즈는 프랑스 철학과 관련을 맺고있는 소장철학자들은 물론 자크비데, 이마무라 히토시, 알폰소 링기스 등 해외학자들이 참여해 프랑스 철학의 이해와 수용방식을 점검하고 논쟁을 전개했다.

포스트모던시대의 사회·역사철학은 푸코 들뢰즈/가타리, 부르디외 등의 사상을 중심으로 마르크스를 넘어서기 위한 이론적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철학을 보는 눈에서는 한국에서의 프랑스 사유를 신랄하게 비판한 글과 프랑스사유의 장점을 높이 평가한 글이 담겼다.자크 데리다의 '다른 곶'은 정체성에 관한 문제를 다뤘다. 현대의 모든 것은 명확한 신분이 결여돼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모색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 여기서 '곶'이란이러한 모색을 의미하는 방향성에 관한 기호체계다. '곶'이 유럽을 지칭한다고 하지만 '곶'이 아니고 '다른 곶'이라고 하는 것처럼 그것은 익명의 어디 다시말해 명확한 이름을 부여할 수 있는대상들이 해체되어 있다는 의미다.

'철학에 대하여'는 마르크시즘을 비판적으로 개조하는데 일생을 바친 루이 알튀세르가 비극적인종말을 맞기 직전에 철학일반과 마르크시즘에 관한 일반적인 성찰을 포괄적으로 담았다. 알튀세르는 여러 철학자를 예로 들어가며 마르크스가 목표로 했던 것에 잘 조응하는 철학장르가 어떤것인지를 탐구하고 이데올로기와 철학과 정치와의 관계를 논하고 있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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