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 쳐들어온다" "폭탄이 떨어진다" "돌격하라"
6.25때 입은 전상(戰傷) 후유증에 시달리는 역전의 백골부대 용사에게는 반세기의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었다.
비극의 주인공은 6.25당시 3사단18연대 백골부대원으로 팔공산전투에서 압록강까지 최전선을 오르내리며 전우의 시체를 넘고넘어 생존한 최명석씨(70.고령군 다산면 호촌1리267).최씨는 전후 47년이 지났건만 요즘도 밝은 불빛을 보거나 강한 신체적 자극을 받으면 폭탄이 터지고 있는 전쟁터인줄 알고 집안으로 숨거나, 이웃집사람이 자기집에 들어오면 "적이 침입했다"며농기계등으로 공격하는 환상.환청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씨에게 이같은 증상이 나타난것은 6.25당시 백골부대 포병으로 용맹을 떨치며 이전선 저전선을이동하던중 치열했던 ○○고지전투에서 최씨와 동료 전우 한명만 남고 모두 전사한 후부터였다고한다. 그후 최씨는 제대하기전 52년 결혼을 했으나 수시로 나타나는 환상.환청때문에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하지못해 가족(부인과 2남2녀)과도 20년전부터 생이별한채 외딴 움막에서 농사를 지으며 혼자 살고 있다.
"종전직후 어느날 대구 앞산인근 부대의 불빛을 보고 전쟁이 났다면서 초병의 경고를 무시한채부대에 접근하다 초병이 쏜 총탄에 어깨를 맞고 한동안 군부대에서 치료를 받은 후부터 돌발적인행동이 잦아졌어요" 최씨의 형 명덕씨의 기억이다.
현재도 최씨는 자기 움막에 외부인의 출입을 절대 허용치 않아 전기검침원도 최씨가 집을 비운틈을 타 검침을 하는가하면 지문채취는 더욱 엄두를 못내 주민등록증도 없는 실정이다.사진촬영도 거부해 이웃에 살고있는 최중석씨(66)가 새 카메라를 샀다며 시험해보자고 달래고 달래 가까스로 웃도리를 벗은채 촬영할 수 밖에 없었다.
오늘은 6.25 47주년. 최씨의 시련은 이땅에 동족상잔의 전쟁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는 것을 체험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최씨의 형 명덕씨는 종전직후 당시 백마고지 사단장으로부터 편지도 오고, 훈장도 있었지만 81년에그니스 태풍때 모두 없어져 보훈대상자로 추천하지도 못했다며 속타는 표정이었다.〈고령.金仁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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