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디오-재미…충격…감동…

'재미'와 '충격' '감동'.

이 3박자를 한 편에 모은 영화가 있으면 좀 좋을까. 그러나 비디오보기의 즐거움은 '대량 대여대량 소비'다. 하나만이라도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영화라도 있으면 좋다. 안 그런 영화도 무지 많으니까.

'제리 맥과이어'(콜럼비아 출시)는 달싹지근한 재미가 만발하는 영화다. 스포츠스타의 몸값을 관리하는 스포츠 에이전트. 미국적 스타 톰 크루즈의 미국적인 직업이다. 그는 돈벌기에만 급급해고객의 인간적인 면에 등한시한 점을 통감한다. 그래서 정작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고객이란요점의 리포트를 낸다. 그리고 이 리포트가 문제가 돼 해고통보를 받는다. 벼랑에 몰린 제리가 회사를 떠날때 한 여자가 따라 나선다. 승부욕과 일에 대한 집착으로만 살아온 제리는 티없이 맑은영혼을 가진 그녀를 통해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다.

카메론 크로우감독의 절제된 연출과 톰 크루즈의 진솔한 연기, '내게 돈을 벌어줘'(Show me themoney!)를 외치는 쿠바 구딩 주니어의 능청스런 모습과 조연들의 연기가 현실을 따뜻하게 만든다.

'바운드'(영성)는 우리로선 충격적인 영화다. 40, 50년대 필름 느와르에 로맨스 코미디 액션을 교묘하게 얹은 이색적인 영화. 특히 두 주인공의 노골적인 레즈비어니즘이 우리를 놀라게 한다.터프한 여성 코키(지나 거손)는 아파트에서 마피아의 정부 바이올렛(제니퍼 틸리)을 만난다. 한눈에 서로에게 끌린 이들은 마피아 보스의 돈 2백만달러를 가로채려고 한다. 코키는 치밀한 각본을 짜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 그러나 일은 엉뚱하게 꼬여가고…. 뛰어난 시나리오에 배우들의 연기, 놀라운 상황설정등이 컬트영화의 즐거움을 준다. 워쇼스키형제의 밀도 높은 연출도 볼만하다.'샤인'(새한)은 호주출신의 기이한 피아니스트 데이빗 헬프갓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헬프갓은 10세때부터 세계적인 음악가로부터 해외유학을 권유받았던 피아노 신동. 그러나 권위적인 아버지로부터 도망쳐 런던 왕립음악대학에 입학하면서 늘 죄책감과 압박감에 괴로워한다. 그러던중 난이도가 높은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을 연주하고는 곧바로 정신분열상태에 빠진다.상처난 한 영혼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라흐마니노프 쇼팽 슈만 리스트 비발디의 음악과 어울어져실팍한 감동을 준다.

〈金重基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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