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제있는 여행.답사기 봇물

일엽편주에 찌든 마음 띄우고 여행을 떠나는 계절. 책 한 권까지 곁들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자.

여름이면 국내외 여행체험이나 여행정보를 알려주는 책이 봇물을 이루지만 올 여름에는 역사 종교 문학 건축 등 주제가 있는 여행.답사기가 많이 나와 독서가 들을 유혹하고 있다.건축학자 김정동 교수(목원대)가 일본의 도도부(都道府)현을 돌아다니며 쓴 답사기 일본을 걷는다 (한양출판사)는 여행체험이라기 보다는 역사체험서다. 조선시대 왕세자 거처였던 자선당, 평양팔경중의 하나인 애련당, 데라우찌 총독이 탈취해간 문화재 등 일본이 빼앗아간 문화재와 조선을사랑한 인사로 알려진 야나기 무네요시가 수집해간 문화재로 가득한 일본민예관 등을 답사한 글이 실렸다.

또 조선침략의 자취가 생생한 현장들과 강제로 끌려가 노역에 동원된 조선인들의 한이 서린 장소를 찾아보고 있다. 조선총독부를 설계한 게오르그 데라란데, 오이소의 통감도, 도쿄대학, 게이오의숙, 백제인이 지은 오사카의 신사,일본국회의사당 등 일제침략의 현장을 낱낱이 소개했다.문학평론가 김명인씨가 지은 잠들지 못하는 희망 (학고재)은 독일 문화예술기행서. 독일적인 것의 빛과 그림자를 낱낱이 읽어 낸 저자의 다양한 이해방식이 눈길을 끈다.

후발제국주의 독일이 20세기의 세기적 전범으로 전락하는 과정에서 독일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그들이 약탈한 페리가몬의 유적속에서도 제국주의 독일의 모습을 찾아낸다. 또 저자의 정신적 버팀목이 되었던 에른스트 블로흐, 마르크스, 로자 룩셈부르크, 케테 콜비츠의 자취를 만나 영혼의 떨림을 체험한다.

유럽건축순례 (문학동네)는 소설가이자 건축저널리스트인 박호재씨의 유럽건축문화 현장탐방기.고전주의와 하이테크가 공존하는 런던에서부터 안토니오 가우디의 나라 스페인, 아르누보의 비엔나 더치페이와 사회건축의 암스테르담, 현대건축의 본원인 바우하우스 운동의 독일을 거쳐 20세기의 피라미드 파리에 이르는 순례기다.

소설가 이문열씨의 이집트문명 탐험기인 이집트 문명탐험 (나남), 유명선사들의 행화도량 80여곳을 답사하면서 그들이 남긴 화두를 일화와 함께 소개한 중국선불교답사기 밥그릇이나 씻어라(자작나무), 전국에 있는 선현들의 묘지와 정자나 누각 등을 답사한 한국의 묘지기행 (자작나무)등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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