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망디의 '도빌'" 지난 66년 만들어진 프랑스영화 남과 여 는 30년 이상이 지났지만 세월의 벽을 거뜬히 뛰어 넘는 영원한 러브스토리로 남아 있다.
클로드 감독의 이 영화 남녀 주인공은 각각 장 루이 트렝티냥(장 루이역)과 아누크 에메(고티에안느역)이다.
어린 나이의 아이를 하나씩 데리고 배우자와 사별한 공통 배경을 가진 젊은 남녀는 서로에 끌리지만 죽은 남편의 그늘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하는 안느의 현실이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었다.당시 이 영화에 매료됐던 사람은 물론 그 이후에 관객이 된 많은 이들은 흑백및 컬러화면을 넘나들며 은밀하게 묘사되던 감정의 장면 장면에 대한 추억을 아직도 더듬곤 한다.무엇이 이 영화를 잊혀지지 않는 러브스토리로 남게 했는가.
이색적인 배경, 매혹적인 주제음악, 누구에게나 해당될 수 있는 보편적인 줄거리등 영화의 모든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져 그림같은 조화를 일궈냈다는 것이 영화전문가들의 평이다.이색적 배경으로 단연 돋보이는 무대는 프랑스 북쪽 노르망디 지방의 영불해협에 접하고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지인 도빌 .
바닷가 백사장은 각기 사고와 자살로 죽은 배우자들 때문에 야기된 현실의 어두운 벽을 깨고 싶어 했던 안느와 장 루이에게 안식처 역할을 해 줬다.
도빌 해수욕장의 백사장은 길이 3㎞에 폭이 2백m. 넓고 깨끗한 해변에 가는 모래가 파노라마처럼펼쳐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도빌 바닷가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차-바-다 바-다… 로 시작되는 프랑스 레의 남과여 주제음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도빌 해변가의 동쪽에 인접한 도빌항은 조그만 선박들이 입출항하는 아주 작은 항구.이 항구의 오래된 나무 다리가 남과 여 영화의 맨 첫 장면 무대가 됐다.
직업상 파리에 거주하면서 주말마다 딸 아이를 보기 위해 내려오는 안느가 이 다리에서 딸에게프랑스의 유명한 동화인 르 쁘티 샤프론 루즈 (작고 붉은 샤프론)란 이야기를 해 주면서 영화는시작된다.
경주 자동차 선수인 장루이와 영화제작스크립터인 안느는 아이들이 있는 기숙사앞에서 처음 만난다.
파리행 기차를 놓친 안느가 역시 파리로 가는 장 루이의 자동차에 동승하게 된다.장 루이는 파리 18구 라마르크 거리 14번지 안느의 집 바로 앞에까지 그녀를 태워주면서 조심스럽게 다음 주에 도빌로 갈때 같이 갈 것을 요청한다.
라마르크 거리 14번지. 안느가 영화에서 거주했던 주소의 아파트는 현재도 변함없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
영화에서 안느는 장 루이에게 1916년 이 거리가 유명한 러시아 출신 화가 블라디미르 윌리아노프가 거주했던 곳이라고 소개했지만 실상 이 거리는 나폴레옹의 제2제정시대에 만들어진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4번지의 문은 영화 당시나 지금이나 거의 변화없이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바로 옆인 12번지에는 시네 클럼 연맹이, 16번지에는 이스라엘탁아소가 있다.
특이한 점은 라마르크거리는 유명한 관광명소 몽마르트의 사크레 쾨르성당 바로 옆에 붙어 있어안느의 집에 대한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서로의 좋은 감정을 확인하면서도 사랑했던 죽은 남편의 그림자에서 탈피하지 못한 안느는 장루이와 함께 보낸 밤을 뒤로 한채 그로부터 떠나기로 결심한다.
사랑은 우리 보다 강하다 란 처절한 말이 반복되긴 했지만 결국 안느는 그녀를 사로잡고 있는 과거에서 깨어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밤열차를 타고 도빌에서 파리로 혼자 떠난다.
파리와 도빌간의 현재 열차 소요시간은 약 2시간이다.
그러나 그녀를 영원히 못 만날것 같은 예감을 한 장 루이는 한번 더 사랑의 감정에 북받쳐 단숨에 차를 몰고 달려와 안느를 다시 만나 포옹한 곳이 바로 파리의 생 나제르역이다.불빛 희미한 밤의 생 나제르역 플랫폼에서 연출된 이 장면은 관객들에게 마지막 눈물을 자아내게만들었다.
이를 끝으로 이들은 어떻게 됐을까.
영화는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이라는 암시를 줄곧 해주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가슴을 더욱찡하게 했던 것이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지 근 20년이 흐른 1985년 남과여 20년후 란 속편이 나왔다.줄거리는 생 나제르역의 아쉬운 포옹이후 그동안 단 한번도 만나거나 연락을 해오지 않았던 두주인공의 재회를 다룬 것이다.
영화제작자가 된 안느는 20년전 그 둘의 애틋했던 사랑을 영화화 하기 위해 자동차 경주 회사의지배인이 된 장 루이에게 연락해 다시 만난다.
그들은 그간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서로간의 사랑의 불씨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을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파리.李東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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