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볼거리와 오락성" 비디오 마니아 이선우씨(31)는 요즘 옛 영화들을 다시 빌려 보는 일이 잦다. 나름대로 안전한 방법이란 생각에서다. 최근 출시된 영화중에 볼만한 영화가 워낙 없고 가끔 빌리더라도 실패 보는경우가 많았다. 대여료도 아깝지만 보고나서 짜증스런 것이 불쾌지수만 치솟게 했다.그래서 고르는 것이 SF영화들. 화려한 볼거리와 오락성이 다시 봐도 감탄할 정도다.우선 제임스 카메론감독의 어비스 를 빌렸다. 영화관에서도 봤고 비디오로 출시되자 또 한번 봤던 것. 3번째다. 그러나 이번 어비스 는 옛 판이 아니다. 극장용보다 26분이 추가된 감독판. 영하의 바다속에서 펼쳐지는 부부애와 다이내믹한 추격전, 형광빛 외계인들의 아름다운 모습이 새로봐도 즐겁다. 살아 있는 물기둥의 모습은 여전히 전율스럽다.
새로 추가된 부분이 있어 재미를 더한다. 전에 봤을때 마지막 장면이 너무 싱거웠다고 느꼈었는데 아니었다. 바닷속 외계인들이 인간의 무절제한 핵개발과 자연파괴에 분개해 지상의 인간을 공격하는 것이 아닌가. 거대한 파도로. 역시 외계인답다. 곧 삼켜버릴 듯이 도시의 하늘을 덮은 파도가 무시무시하면서도 아름다웠다. 특수효과(SFX)도 만점이었다.
그래서 제임스 카메론의 에일리언 2 도 다시봤다. 와일드한 액션이 역시 제임스 카메론답다. 그런데 액션외에 새로운 메시지가 보였다. 바로 페미니즘적인 시각이다.
천신만고 끝에 소녀 뉴트를 구한 리플리는 셔틀선을 타고 혹성기지를 탈출한다. 그러나 대장 에일리언이 셔틀선까지 따라왔다. 뉴트에게 다가서는 에일리언. 이때 리플리가 뭐라고 소리친다. 다시 되감기. Get away from her, you bitch! . 알고보니 에일리언이 암컷이다. 그렇다면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강자는 모두 여자가 아닌가. 최후까지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하는 미해병도 바로 여군인 바스케즈였다. 다른 종족간의 모성대결이다. 그러고 보니 뉴트도 마지막에 리플리를 엄마(mom)라고 부른다.
이어 스탠리 큐브릭의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 ,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 , 폴 버호벤의토탈 리콜 도 빌렸다. 새로 보는 재미는 이야기만 따라가느라 못봤던 부분이 새로 보인다는 점이다.
스페이스 오딧세이 의 완벽한 컴퓨터 HAL(HAL-900). 그런데 H.A.L의 알파벳을 하나씩만 뒤로미루면 뭐가 나올까. I.B.M이다. 블레이드 러너 에선 자신의 필요에 의해 데려온 흑인이나 유색인종이 백인사회에 편입되기를 원할때, 이를 비인간적이고 모순된 태도로 털어버리는 백인의 인종차별문제까지 전해진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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