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 대미 단계개방 본격화

"美전문가들 분석·전망"

북한이 최근 미국에 대해 보여준 일련의 우호 자세로 미뤄볼 때 한반도에 전쟁이 재발하지는 않을 것이며 그들의 단계적인 개방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29일 분석했다.북한이 여전히 겉으로는 미국에 대한 적개심과 함께 '결사 항전' 불사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하고는 있으나 냉전 후의 외교적 고립과 심각한 식량 및 경제난으로 인해 이처럼 미국에 자진 협력하고 있으며 이는 종국적으로 한반도 평화 구축으로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내달 5일 한반도 4자 예비회담이 열리고 한국전 때 실종된 미군 유해를 공동 발굴하는 작업이 조만간 북한에서 재개될 예정인 점만 봐도 이같은 분석은 설득력이 높다.

그런가하면 미사일 협상도 순조롭게 이뤄질 조짐을 보이는 등 미-북 관계가 요사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순기류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우드로 윌슨 국제학술센터의 한반도 전문가인 셀릭 해리슨은 "평화협정 체결 등 급속한 진전이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서를 달면서도 이같은 우호 관계가 긴장 완화와 함께 나아가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희박하게 하리란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해리슨은 "북한이 특히 경제적으로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길 원하고 있다"면서"그들은 미국이 경제제재를 완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미 접촉이 경제적이해 관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그의 논점이다.

클린턴 행정부는 올해 북한에 5천2백만달러의 식량 원조를 제공했지만 금수 해제나 외교관계 수립에는 응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전의 기원'이란 책의 저자로 미국내에서 손꼽히는 한반도 전문가의 한명인 노스웨스턴대 역사학과의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북한 체제가 많은 정책을 바꾸고있다"면서 특히 북한의 대미 협조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미국과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는 주요 원인은 두말할 것 없이 심각한 식량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어쨌든 북한의 이같은 행보는 벼랑 끝에 몰린 그들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는 일부의 우려를희석시키는 한편 그들이 다른 쪽으로 체제 생존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들 전문가는 입을 모은다.

따라서 최소한 당분간은 한반도에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들은 내다본다.북한이 과거의 맹망인 러시아나 중국이 해줄 수도 없고 또 하지도 않을 지원을 미국에 바라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구소련 외교관으로 활동했고 현재 미컬럼비아대에서 북한 체제에관한 박사 학위를준비중인 알렉산드르 만수로프는 "북한이 미국에 대해 이같이 전향적으로 나오는 것은 한국의 대북한 흡수 통일을 막아 보자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