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예산 1백80억원. 연 관람인원 1백60만명. 국내 예술계 사상 전무후무한 예산투입과 관객 동원으로 국내 현지 미술행사로서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은 광주비엔날레.
아시아 유일의 국제 비엔날레(격년제 미술축제)로 자리매김한 광주비엔날레가 올해도 오는 9월1일부터 11월27일까지 88일간(매주 월요일 휴관) 광주 전역을 달군다.
창조성과 개성의 열린 장(場), '97 광주비엔날레'. 개막 25일을 남겨둔 그 현장을 찾아가 본다.광주시 북구 용봉동 중외(仲外)공원 문화벨트내 비엔날레 전시관.
80여대의 TV모니터로 만든 백남준의 비디오 설치작품 '고인돌'이 놓인 1층 로비를 들어서면 엄청난 소음이 막바지 준비공사가 한창임을 알린다.
5백평 규모 전시실 5개로 구성된 비엔날레 전시관. 본 전시가 열릴 이 곳은 파티션(칸막이)공사가거의 완료됐다. 9일부터는 국내외 참여작가들의 작품 설치(디스플레이)가 시작된다.3층에 위치한 제3전시실. 전 세계 문화의 혼합양상을 의미하는 '혼성'을 전시 소주제로 택한 이곳에는 올해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재미화가 강익중씨의 코너도 마련된다는 것이관계자들의 귀띔.
미래의 한국미술을 예견해볼 '청년정신'전(특별전) 전시관 및 프레스센터로 활용될 교육홍보관도이미 지난 4일 준공, 특별제작된 태양광 분수대와 함께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모든 전시공간이관객의 감상 편의 위주로 동선(動線)을 배치한 것이 특징.
'지구의 여백(Unmapping the Earth)'을 주제로 한 올해 비엔날레의 참여작가수는 1백40여명(8개미술단체 포함).
독일의 경제잡지 '카피탈'이 선정한 '세계를 움직이는 100대 작가' 조사에서 5년째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브루스 노만(비디오 설치)등 '스타'급 작가들과 세계 39개국 청장년 작가들이 망라돼, 베니스비엔날레(출품작가 1백90명)나 카셀 도큐멘타(1백28명)등 세계 유명미술축제와 비교해도 결코만만치않은 숫자다. 국내 작가로는 이기봉, 손봉채, 구정아씨등 13명이 참가한다.본 전시는 오행(五行)사상과 현대사회를 이끌어가는 키워드 5가지를 결합한 '속도/수''공간/화''혼성/목''권력/금''생성/토'등 5개의 소주제로 구성되는 국제현대미술전. 비엔날레조직위원회에서 각주제별로 선정한 국내외 커미셔너(큐레이터)가 자신이 맡은 전시에 부합하는 작가들을 20명 내외로 선발, 설치, 회화, 조각, 비디오, 컴퓨터, 사진, 건축, 퍼포먼스등 전 매체와 장르에 걸쳐 품격있는 볼거리를 제공하게 된다.
또 5개의 특별전및 기념·후원전, 국제학술심포지엄, 각종 축제행사가 중외공원과 광주시 일원에서 부대행사로 펼쳐진다. 이중 이상범, 변관식, 르누아르, 샤갈등 동서양 거장들의 작품을 한데 모은 '동서 명작'전, 시민들의 참여로 시내 일원에서 펼쳐질 공공미술 프로젝트, 5.18민주화운동의국가기념일 지정을 기념한 통일미술제등이 볼만한 전시.
본 전시의 경우 1회때와 마찬가지로 설치작품이 전체 출품작의 80%%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작가들이 주최측에 부탁한 작품재료도 이색적이다.
음혁 광주비엔날레 국제부장(40)은 "출품작가들이 요청한 재료중엔 뱀과 침목, 동물의 피, 나프탈렌등 특이한 것이 많다"며 '일상이 곧 예술'임을 표방한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광주비엔날레의 목표는 '질적 도약'. 30여년의 역사를 가진 브라질 상파울루비엔날레나 프랑스 리옹비엔날레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각오다.
관객동원 목표도 1백만명. 주최측은 80만명 동원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졸속기획과 '밀어붙이기'식 추진으로 순수미술행사를 지나치게 이벤트화해 미술의 본질을 흐리게했다는 비판과 미술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엇갈리기도 한 '95 광주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이같은 지적을 감안, 베니스비엔날레 방식을 모방해 대상과 특별상을 별도 선정, 수상하는등 본 전시를 경연 미술전으로 개최했던 1회때의 방식 대신 이번 행사를 순수 전시회로만개최할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올 광주비엔날레는 1백2년 역사의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제47회, 6·15~11·9)와 현대미술의 실험장인 독일의 제10회 카셀 도큐멘타(6·21~9·28) 개최시기와 일정이 일부 맞물려 있어 미술선진국인 미국과 유럽 관객의 유치가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강연균 광주비엔날레 사무차장(56·광주시립미술관장)은 "지명도 있는 일부 해외미술축제와 행사기간이 겹쳐 해외관객 동원에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외형보다는 질적 내실을 다진다는 마음으로 행사를 치를 계획"이라 밝혔다.
〈金辰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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