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송대상 받는 KAL기참사 희생자 정경애씨

KAL기 추락사고로 남편과 함께 희생된 성우 정경애(鄭敬愛·40)씨가 9일 한국방송대상 여자성우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방송가는 다시 한 번 슬픔을 새겨야 했다.

KBS의 '등대 아래서 휘파람'을 통해 성우로서는 큰 영광인 방송대상을 수상하게 됐지만 본인은물론 함께 성우생활을 해온 남편 장세준씨 등 일가족이 세상을 떠나 상을 받으러 갈 사람조차 없기 때문.

정씨는 지난 77년 동아방송에서 성우생활을 시작한 이후 20년간 약 7백편의 프로그램에 출연, 그의 이름과 얼굴은 몰라도 웬만한 사람은 목소리만 들으면 '아, 저 목소리'하고 다 알만큼 유명하다.

'사람과 사람들', '인간시대', '일요스페셜', '녹색보고' 등에서 잔잔하면서도 호소력있는 목소리로감동을 주었고 라디오의 '여인극장', '이브의 연가' 등에서도 밝은 톤의 목소리로 활동했다.또 TV만화 '빨강머리 앤'의 앤, '요술공주 새리'의 새리 역을 했으며 '재미있는 동물의 세계'에서는 각종 동물역할까지 맡아 어린이 팬도 상당수 있었다.

그는 특히 지난 83년 사할린 상공에서 폭발한 KAL기 사고 추모방송을 한 경력도 있어 주변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KBS는 그의 마지막 작품 '미야다 마을 사은비의 진실'을 광복절 특집으로 15일 오전 10시에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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