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저질공방 점입가경

이회창(李會昌) 신한국당대표 두 아들의 병역문제로 야기된 여야 정치권의 공방전이 급기야 두야당 후보들에 대한 검증작업과 자질시비로 까지 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야간에 오간 공방의 내용은 과학적이고 구체적인 검증절차라기 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헐뜯기나 흠집내기 차원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신한국당은 11일 당직자회의와 의원총회 그리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야권의 두 김총재에 대한반격준비에 착수할 것이라는 엄포를 놓았다. 이사철대변인은"새 지도자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재검증이 필요하다"며 대야공세를 예고했다. 이대변인은 또 이미 여러차례 이뤄진 두 김총재에대한 재검증의 이유로"20~30대 새로운 세대들은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을 들었다.신한국당의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구범회부대변인은'자민련은 치매정당인가'라는 자극적인 제목아래 "정신적 육체적으로 노쇠한 나머지 망발을 계속하고 있다"며"노인성 치매에는 아스피린이 특효약"이라고 처방전까지 써주는 과잉친절을 보였다. 구부대변인은 이어 "자민련 지도부가 아스피린을 상시 복용, 노인성 치매를 사전 예방하라"는 등의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이에 대해 야권의 반응은 한마디로 "해볼테면 해보자","손해 볼 것 없다"는 식의 콧방귀였다. 두야당은 신한국당의 두 김총재 검증작업이 아들 병역문제로 궁지에 몰린 이대표가 여론을 눈가림하려는 것으로 간주, 잠시 뜸을 들였던 두 아들의 병역문제를 다시 거론하겠다는 입장이다.여기에는 자민련이 주공격수다. 이회창대표체제 유지를 바라는 국민회의보다는 이대표를 아예 중도 사퇴시킬 정도의 흠집을 내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자민련의 김창영부대변인은"두 김총재에 대해 설혹 새 사실이 드러나도 이대표 두 아들의 병역시비만큼 부끄러운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검증 공방전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부대변인은 이어 신한국당의 전력조사 엄포에 대해서도"부친의 일제시대 행적이 분명치 않은 이대표"라는 표현까지써가며 새로운 공세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부대변인은 또 병역문제를 덮으려는 신한국당 강삼재총장의 발언과 관련,"면제자인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며 강총장까지겨냥했다.

국민회의 장성민부대변인도"지금 국민들이 궁금한 것은 두 김총재에 대한 재검(再檢)이 아니라이회창대표 및 이대표 가계의 병역의무 이행과 행적에 대한 신검(新檢)"이라고 일축했다. 국민회의는 이미 이대표 아들의 병역문제 진상조사단 구성작업에 착수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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