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쁜 영화' 찬사·비난 엇갈

'나쁜 영화'는 정말 나쁜 영화인가 아니면 좋은 영화인가.

지난 9일 개봉된 장선우감독의 나쁜 영화 에 대한 대구관객의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리어 이채.박모씨(36)는 뭐 이런 영화가 다 있나 며 이런 영화라면 나도 만들겠다 고 혹평. 10대들의 악행 만 줄거리 없이 나열된데다 화면마저 흐릿해 중간쯤 보다 나왔다며 누가 보자고 했냐 며 친구를 힐난.

얼굴을 찡그리고 극장문을 나서던 이모씨(42)도 하도 말들을 많이 해서 와봤는데 그리 충격적인것도 없는데 야단 법석을 떠는 것 같다 며 퉁명스럽게 뱉었다. 특히 지난 2일 개봉된 구미등 경북 지역에서는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이 극장앞 입간판을 걷어차면서 입장하려는 관객들에게돌아가라고 고함까지 지르는등 소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관객에게선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묘한 대조. 신모씨(27)는 버림받은 10대들의 아픔이 현장감 넘치게 그려졌다 며 특히 중간 부분 행려병자들의 모습에서 목이 칵! 막히는 감동을 느꼈다 며 극찬. 천리안 ID LETITBE도 콧날이 시큰거리는 애절함을 떨쳐내지 못한채 극장문을 나섰다 고 했고 이모씨(21)도 가슴을 짓누르는 음악이 좋았다 며 음반O.S.T(오리지널 사운드트랙)가 나와 있느냐고 반문.

가장 실망하는 관객들이 화제성 짙은 에로영화로 알고 들어온 층. 윤간등이 문제가 돼 상영부적합 판정을 받은 전력이 이를 더욱 부채질했던 것. 또 하나는 할리우드영화와 같은 깔끔한 극영화에 익숙한 관객. 나쁜 영화 는 얼기설기한 구성, 혼란스런 인물 배치, 둔탁한 연결에 애니메이션,자막등 갖가지 영화적 표현방식이 들어가 일부 관객들에게는 낯설게 보이기도 한다. 나쁜영화 는 심지어 영화평론가들조차도 의견이 분분해 하재봉씨는 우리 몸의 일부인 행려와질풍노도의 청소년을 열린 실험정신으로 바라본 좋은 영화 라고 평한 반면 몇몇 평론가들은 노코멘트로 일관해 엇갈린 반응.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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