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색깔시비 저질공방 가열

오익제씨 월북으로 빚어진 여야간의 색깔론 공방전이 진상 규명과 대책수립 등 사안의 핵심접근은 도외시한 채 밑도 끝도 없는 저질공방전으로 치닫고 있다. 상대방에 대한 흠집내기를 통한 반사이익 구하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불황과 기아부도사태에 따른 중소기업의 도산 그리고 금융대란설 등 산적한 경제현안들은 안중에도 없다.

연일 한계선을 넘고 있는 여야의 저질공방은 19일에도 그치지 않았다. 위기에 처한 경제상황에대한 대책논의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관심거리조차 되지 않았다. 연말 대선에만 눈이 멀어 근거도없이 상대 당과 후보에 대해'사실이 아니면 그만이고 일단 흠집을 내고보자'는 자세로 되는 소리,안되는 소리를 가리지 않고 마구 쏟아내는'저질공해'는 국민적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19일과 20일에는 구체적인 인물까지 저질 공방전에 동원됐다. 이회창대표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으로 궁지에 몰렸던 신한국당으로서는 궁지탈출의 호기로 보고 연일 가동할 수 있는 당의'입'을모두 동원,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사철대변인, 심재철, 구범회, 오양순부대변인이 동원됐다. 김대중총재의 사상전력과 6·25당시의행적에 대한 공개질의서였다. 그리고 김총재의 후보 무자격을 주장했다.

여기에 강삼재총장과 공안통인 정형근의원까지 가세, 김대중총재와 오익제씨를 연결고리로 잇는작업에 몰두했다. 강총장은 황장엽파일을 이야기했고 정의원은 오씨월북사실의 김대중총재 사전인지 여부와 오씨 공작금의 정치헌금 유입 여부 의혹을 제기했다.

안기부1차장을 지낸 정의원은 안기부의 국민회의 중진의원과 김총재에 대한 내사설까지 주장했다. 정의원은 황파일의 존재와 수사불가피성을 이야기하며"정치권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파장은 일파만파가 될 것"이라고까지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는 격앙했다. 이대표 아들문제로 공세의 주도권을 쥐었던 국민회의는 오씨 월북으로 야기된 색깔론으로 수세로 몰리게 됐다. 그러나 여기서 밀리면 계속 밀린다는 판단에서정면대응을 택했다.

오씨월북을 현 정권의 안보태세에 대한 구멍이 뚜린 것이라고 규정한 국민회의는 오씨와 국민회의를 연결지으려는 신한국당의 작전을 조기에 봉쇄하기 위해 국회 정보위소집과 황파일에 대한공개도 요구하고 있다. 국정조사권 발동을 통한 누명벗기도 피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또 정보위 간사인 천용택의원이 권영해안기부장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황파일이 없다는 점과 정의원의 발언이 근거없음을 확인하고 정의원에 대한 법적대응 방침을 결정했다. 국민회의는 정의원을 향해 "공안정국의 장본인"이라며"안기부 파견근무 중이냐"고 꼬집었다.

국민회의는 이에 앞서 한 제보자의 말을 인용, 정동영대변인은"몇 차례 방북을 신청했다 거절당한 오씨의 월북을 우리 정보기관이 몰랐을 리가 없다"며 '기획입북'내지 '밀파'가능성마저 제기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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