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훈할머니 가족확인 이모저모

◈진동면 주민들 환호

○…'훈'할머니와 경남 마산시 진동면에 한때 살았던 이순이씨(61)가 가족이라는 유전자 감식 결과가 발표되자 진동면 주민들은 마치 자신들의 일인양 기쁨을 갖추지 못하는 모습.'훈'할머니의 생존 사실이 보도된 이후 이 지역 주민들은 "노인들을 중심으로 기억을 더듬어내 '훈'할머니의 가족 찾기에 도움이 될만한 모든 것을 제보했다"며 "이같은 성과는 진동주민들의 정성이 모여져 이뤄진 것"이라며 자랑.

'훈'할머니와 당시 옆집에 살았다는 김둘이씨(80)는 "그동안 '훈'할머니 가족으로 추정된다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 우리 옆집에 살던 이남이가 바로 그사람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만나면밤새도록 옛이야기를 해야겠다"며 즐거운 표정.

◈다른업무 소홀 눈총도

○…그동안 호적부를 뒤지느라 고생한 진동면사무소 직원들도 '훈'할머니의 가족상봉을 기뻐했다.면사무소 직원들은 "그토록 열심히 호적부를 뒤졌으나 가족이 나타나지 않아 한때는 '훈'할머니가 경남사람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그동안 고생이 헛되지 않아 가슴이 뿌듯하다"며정담을 나누기도.

양한욱 진동면장은 "'훈'할머니의 가족을 찾기 위해 부산과 합천, 경북 등지를 돌아다니느라 업무를 소홀히 한다는 눈총까지 받았다"며 흐뭇해 하기도.

◈올케 조선애씨 경산거주

○…훈할머니 올케인 조선애씨가 살고있는 경산시 계양동 계양아파트 108동205호집에는 조씨의큰아들 이상윤씨가 훈할머니를 상봉키위해 인천으로 출타중이고 조씨의 작은딸 이영희씨가 혼자집을 지키고있었다. 조씨의 딸 이씨는 "어릴적에 할머니가 '우리남이'하며 찾았던 기억이 난다.또 어머니한테서도 고모가 일본에 갔다는 얘기를 듣곤했다"며 "꿈인지 생신지 아직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이복올케도 기억 되살려

○…경남합천군 가회면 중촌리 이복올케 조학순씨(74)의 집에도 이웃사람들이 몰려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조씨는 "훈할머니의 여동생 이순이씨는 당시 어려서 언니에 대한 기억이 없겠지만 나는 비슷한 나이라 기억이 생생하다"며 "열다섯에 시집왔을때 시누이가 2~3살 아래로 예뻤었다"고회상. 조씨는 훈할머니가 떠올린 기억중 '아버지가 솥두껑에 엿을 얹고 녹였다'는 부분에 대해 "엿장수가 오면 시아버지는 솥두껑에 엿을 얹어 녹인 다음 잘라서 팔곤했는데 이때 시누이(훈)가함께 불을 지폈다"고 기억했다. 조씨는 "시집온지 3년후 시아버지가 부끄러운탓인지 시누이를 일본으로 시집보냈다고 말했으나 끌려간줄 알았다"며 소식이 없어 죽은 줄 알고 지냈다고 했다. 조씨는 합천군 가회면에서 살던 시아버지는 후처를 얻어 경남진동면으로 옮겨 4남매(덕이.남이.태숙.순이)를 얻었으며 엿고아 파는 일을 하다 남이(훈)가 일본에 끌려간뒤 남매를 데리고 고향합천으로 돌아왔다고 회상했다.

◈유전자 감식 자매 확인

○…29일 오후 3시께 인천 중앙길병원 9층 VIP 병실에서 여동생이라고 주장하던 이순이씨(61)와'훈할머니'는 대검으로부터 유전자 감식 결과 자매임이 확인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기쁨의 환호성과 동시에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의 눈물을 글썽.

이날 감식결과 발표 직후 이할머니와 함께 길병원을 찾은 이할머니의 아들 박영화(38).영교씨(35),올케언니 조선애씨(63)의 아들 이상윤씨(38) 등 3명이 '훈할머니'에게 "이모, 고모 오래오래 사세요"라며 큰절을 하자 '훈할머니'의 큰 손녀 릭시나(26)와 차니(17).시누온(16) 등도 이씨와 조씨에게 큰절로 인사.

'훈할머니'의 여동생 이할머니는 "오늘 아침 '훈할머니'를 보는 순간 누가 뭐래도 우리 언니라는것을 확신했다"면서도 "혹시나 유전자 감식 결과가 다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정말 다행"이라며안도.

〈경산 崔奉國.합천 鄭光孝.마산 崔永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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