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AL기 소송우리에게 맡겨라

지난달 6일 괌에서 승객과 승무원 2백27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와 관련, 미국계 변호사들이 국내로 몰려와 활발한 소송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중 상당수는 사고발생후 일정기간 유족과 일절 접촉할 수 없도록 규정한 미국법까지무시해가며 탈법 수임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미관계당국이 진상조사에 나선 것으로알려졌다.

9일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10여명의 미국계 변호사들이 최근 입국, 유가족 대책본부 등을 돌며미국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경우 거액의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며 소송을 맡길 것을 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H변호사의 경우 지난달 말 국내로 들어와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희생자 유족들을 직접 만나 자체조사한 사고원인을 제시하면서 "미국 법원의 판례는 정신적 피해부분을 적극 반영하므로대부분 한국보다 더 많은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유혹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내 일부 변호사들은 본격적인 소송유치를 위해 국제전화를 걸어 대한항공측에 유족들의명단과 연락처를 알려줄 것을 요구하거나 국내 브로커를 고용, 소송을 따내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미국계 변호사의 상당수는 무자격자이거나 사고발생후 30일이내에는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지정한 변호사를 제외하고는 일절 유족들과 접촉할 수 없도록 규정한 미항공사고유가족지원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들의 요청으로 최근 입국, 법률상담활동을 벌이고 있는 재미교포 변호사 에리카 김씨(33·여)는 "유족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소송 유치활동을 벌이는 것은 불법"이라며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변호사 면허증이 박탈되거나 고액의 벌금을 내는 중징계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김변호사는 또 "미연방수사국(FBI)과 괌변호사협회에서 일부 변호사들의 이같은 불법행위가 기승을 부린다는 첩보를 입수, 괌 현지에서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조만간 입국, 한국 정부와의사법공조아래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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