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역 뒤쪽 한모퉁이에 7평 남짓한 컨테이너 박스가 있다. '구세군 우정의 집'. 지난 87년 처음세워질 때의 위치는 대구역사 앞. 그러나 4년전 민자역사 공사가 시작되면서 역 뒤쪽으로 옮겼다.바로 앞길은 온통 먼지투성이에다 밤이면 외등조차 없지만 이 곳을 지키는 사람들은 어두운 세상에 빛을 심어준다. 하루 평균 2~3명씩 역주변에서 발견되는 가출청소년. 우정의 집 사람들은 이들을 집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집없는 부랑자들의 선도도 이들의 몫.
우정의 집 사람들 중 정식 직원은 구세군 2명 뿐이지만 2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밤마다 조를 짜교대로 도와준다. 이제 곧 추석. 명절때마다 가출청소년들은 더 늘어나는 추세다. 명절에 고향을찾았다가 친구들을 꼬드겨 가출을 종용하기 때문.
가출청소년들을 발견하면 우정의 집으로 일단 데려온다. 상담을 해 집을 찾아주려 하지만 좀처럼집에 돌아가려 하지 않는 것이 청소년들의 생리. 집으로 연락하지만 오지 않는 부모가 많을 뿐더러 여비를 줘 보내려 해도 이들이 제대로 귀가할지도 의문.
가출청소년들을 선도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청소년들을 고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특히 폭력배들과 결탁돼 역주변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자원봉사자들은 지적한다. 이들에맞서기 위해 무술유단자들을 자원봉사자로 데려오기까지 했다.
쿵후유단자로 7년동안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강성호씨(28·영남대 경영4)는 "폭력배들이 몰려와 자원봉사자들의 선도활동을 막은 일도 여러번 있었다"며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도와주면 거리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바른 길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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