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용정사 주지 구운스님 진윤군후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진윤이를 힘들게 했던 것은 '내 것'과 '내 앞날' 만 챙기는 세상의 비정(非情)이었을 겁니다. 진윤이의 희생이 헛되지 않아 사회가 내 것을 남과 나누는 계기로 승화됐으면합니다"

소년가장 김진윤.진우군형제의 후원자였던 대구시 북구 용정사의 주지 구운스님(50). 26일 김군을협박.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와 대질하려고 달서경찰서에 출두한 그는 내내 어두운 표정을 떨치지 못했다.

"내 것을 챙기려는 채권자들은 정말 집요 했습니다. 진윤이 어머니의 행방을 찾으려고 절에 전화해 유도심문을 벌이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구운스님은 채권자들이 특히 진윤이를 못살게 굴었다고 증언했다. 지난1월 어느날 진윤이가 울면서 절에 전화를 걸어왔다. 학교까지 찾아온 신모씨(남.30대 후반) 등 채권자 2명에게 동대구역 인근까지 끌려가 전화를 한 것. 1시간여 뒤인 오후8시쯤 건장한 체격의 남자 2명이 울고있는 진윤이를 앞세워 절에 들이닥쳤다. 진윤이 어머니 행방을 대라는 것. 그들에게는 불량기가 넘쳤다."제가 귀찮을 정도였는데 어린 진윤이는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진윤군은 어머니의 재혼에 따른 충격도 컸다 한다. 구운스님은 "사려 깊은 진윤이가 어머니 재혼얘기를 할 때 한번도 본적이 없는 심각한 얼굴이 됐었다"고 회상했다. 구운스님은 진윤이의 유언대로 가족을 한자리에 모아 천도제를 지낼 계획이라고 했다.

〈崔在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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