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예술대 판소리전공 박주미양

"우리소리가 제일이죠"

"우리소리 우습게 보지 마세요"

앳된 모습과는 달리 구수한 목소리로 우리것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는 박주미양(19).대구예술대학교에서 국악의 꽃 이라 불리는 판소리를 전공하고 있다.

가요나 팝송등 대중음악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에겐 판소리가 생소할지 모르겠지만 저에겐 아주소중한 삶의 일부분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제는 하루도 소리를 하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을 지경이다.

박양의 고향은 판소리로 유명한 전라도 전주. 그래서인지 어릴적부터 판소리를 자주 접할 수 있었다.

어릴적 동네 아저씨들이 판소리를 하던 모습이 기억에 생생합니다

박양이 본격적으로 판소리를 시작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1학년때, 평소 판소리에 심취한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판소리 학원에 나가게 되면서부터다. 처음에는 너무 힘이 들었어요. 목이 쉬어말을 잘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득음을 위해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목을 틔우는 연습을 하고 난 후에는 아예 목소리가 바뀌었다.그녀가 좋아하는 판소리는 심청전. 가락이며 사설이며 어디 하나 버릴데가 없고, 입에서 굴리면굴릴수록 깊은 맛이 우러납니다

특히 심봉사가 심청이를 애타게 기다리는 장면을 노래할 때면 매번 가슴이 미어지는 슬픔에 젖어든다.

이 작품으로 지난해 경주국악대전에 나가 준우승상을 받기도 했다.

집에서 막내둥이인 박양은 가끔씩 가족들을 모아놓고 판을 벌인다. 집안식구들이 제 판소리를좋아해줘서 기뻐요. 그리고 가족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나면 으레 아버지나 오빠들이 용돈을주는데, 저의 주된 수입원이 되었어요

판소리를 하고 난 후부터는 집안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졌다며 자랑이 대단하다.요즘 제 또래의 친구들은 무턱대고 우리것을 배척하는 것 같아요. 우리것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박양의 예쁜 소리 못지 않게 예쁜 마음이다.

〈崔昌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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