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피랍주민 4일만에 송환 배경

영농작업 도중 북한에 납치된 대성동 주민 2명이 납치 4일만인21일 송환됨에 따라 조속한 송환배경 및 의도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군 등 관계당국은 북한측이 사건 당일인 17일 곧바로 송환방침을 밝혀 조기 송환을 기대하기는했으나 의외의 조속한 송환에 대해 의아해하면서 갖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실적으로 조기 송환이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는 사건 자체가 유엔군사령부 관할지역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성격이 짙은데다 주민들이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이다.

북한군에 붙잡힌 홍승순씨(68)와 아들 김용복씨(40)는 대성동 주민들로 그곳에서 영농작업 도중도토리를 줍기 위해 산으로 가던중 북한군에 끌려갔다.

북한은 사건이 발생한뒤 곧바로 '송환하겠다'는 의사를 유엔사측에 전달했으며, 홍씨 등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단속했다'는 완곡한 표현을 사용해 자신들의 입장을 전했다.

따라서 북한측의 주장대로 홍씨 모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고 치더라도 이들이 생활터전에서 붙잡혀 갔기 때문에 경계가 불분명한 분계선을 조금 넘었다는 이유만을 들어 조사를 핑계로 장기간붙잡아 두기가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사건이 발생한 곳이 유엔군사령부가 관할하는 지역이라는 점도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의외로 조기 송환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현재 미국과 미사일협상, 연락사무소 개설, 미군유해송환, 4자 회담 등의 현안이 쌓여 있어 미국을 자극해봤자 이득이 될 것이 없고 이번 사건으로 오히려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것을우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대규모 식량지원을 받는 상황에서 남한 주민 2명을 장기 억류할 경우국제적으로 비인도적 처사라는 비난을 받게돼 이 또한 북한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측은 따라서 조기송환이라는 카드를 사용,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인도적인 행위를 널리 알려향후 식량 등의 원조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려는 의도를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또한 김정일이 노동당 총비서직에 오른지 얼마 되지 않은 점으로 볼때 대내외에 김정일의 역량과포용력을 선전하려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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