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TK의원들 어디로 가나

DJP단일화가 확정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가 후보를 양보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면서 자민련내 TK의원들도 고민에 휩싸인 분위기다.

DJ가 야권의 단일후보로 결론이 났지만 지역분위기를 감안할때 섣불리 자민련의 공식입장을 따를 수 없다는 게 이들 의원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때문에 이들 의원들중 상당수는 탈당 등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이같은 결심을 위해 사전에 지역분위기 탐색에 나서는 등 나름대로 분주한 모습이다.

먼저 후보단일화를 지지하면서 DJ후보를 당연시해 온 박준규(朴浚圭), 김복동(金復東), 박철언(朴哲彦)의원 등 중진의원들의 거취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일단 후보단일화의 진척 속도에 맞춰 야권의 TK도 독자적인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분확보를 위한 방향모색에 들어갔다.자민련 TK좌장격인 박준규고문은 후보단일화 성사와 함께 TK가 지분을 행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후견역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그는"후보단일화가 최종 성사될 경우 탈당후 무소속으로 DJ를 측면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복동, 박철언, 박구일(朴九溢)의원 등 당내 신민계를 이끌고 있는 의원들도 지분확보 차원에서발벗고 나섰다. 이를 위해 이들 3명의 의원들은 28일 신민계 원외위원장들과 만찬모임을 갖고 대책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김복동의원은 최근 이인제(李仁濟)전경기지사쪽으로부터 영입 교섭을 받기도 했으나 TK가 독자 세력화를 통해 단일화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박구일의원 역시 김복동의원과 행동을 같이 한다는 입장이다.

박철언의원은 단일화이후 양 김총재가 TK를 홀대하는 것은 방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이를 위해 가장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면서 TK인사들의 결집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양 김총재가 자신의 지역간 공동집권론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독자출마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이들외에 초.재선의원들의 고민은 차원을 달리하고 있다. 우선 DJ에 대한 지역의 반감이 확고한마당에 섣불리 단일화대열에 합류할 경우 다음 총선의 당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상황인식이다. 이때문에 이들중 상당수가 단일화대열에서 이탈해 탈당 등을 결행할 가능성도 높다.이정무(李廷武)의원은 "총재가 결심한 일을 개인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고민이 이만저만이아니다"며 최근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또 안택수(安澤秀)의원도 "지난 93년 대구 동을 보궐선거패배에 DJ가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며 지역 정서를 고민중이다. 그는 최근 사석에서 단일화가 될경우 탈당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도 있어 향후 거취가 관심이다.

이의익(李義翊)의원은 단일화는 양 김총재의 권력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비판적이다. 이를위해그는 28일 대구를 방문해 탈당의사를 비치고 있는 자민련 소속 대구시의원들과 행동통일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종근(朴鍾根)의원은 TK지분의 보장정도에 따라 단일화 합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종전까지 여당 합류설이 돌기도 했던 그는 일단 관망한다는 입장이지만 지분문제 등이 여의치 않을경우 합류를 거부할 가능성도 높다.

김종학(金鍾學)의원도 28일 지역구를 방문해 지역분위기를 파악해 결론을 내린다는 입장이다. 그는 "JP가 지역구에 내려와 선무정치를 해줘야 단일화에 합류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李相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