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하늘과 황금빛 들녘은 우리나라 시골의 전형적인 가을풍경이라할 수 있으나 언제부턴가 이 풍경속에서 빼놓을수 없게 된 것이 바로 시골길을 따라 피어있는 코스모스다. 코스모스는 멕시코 원산의 1년초 국화과 식물로서 1912~1926년에 우리나라에 도입되었다고 한다. 우선 꽃이 아름다운데다가 하늘거리는 모습이 어여쁜 여인의 형상을 연상시킨다. 청춘남녀들이 코스모스 핀 한적한 시골길을 걸어간다면 그 분위기로 인해 서로 사랑을 꽃피우지 않을수 없으리라.
코스모스는 우리나라 자생초와 경쟁해서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화사하게 핀 코스모스를 감상하기위해서는 척박하지 않은 토양에 심고 주변의 풀을 제거하는등 관심을 가지고 가꿔주어야 한다.말하자면 관리하기 위해 경비와 인력을 들여야 하는, 야생초로서는 걸맞지 않은 꽃이다.정성들여 가꾸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산야에 자생하면서 가을을 알리는 고고한 야생화는 무수히많다. 그중에서 향기 은은한 흰색, 연분홍색으로 산자락 여기저기 무리지어 핀 구절초는 여지없이보는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음력 9월9일 꽃과 줄기를 함께 잘라 부인병 치료를 위한 한약재로 쓴다고 해서 구절초(九折草)라 불려지고 있다. 우리 식탁에 빼놓을수 없는 쑥갓, 재배하는국화등도 이 구절초의 가까운 친척들이다.
한편 산길을 따라 가다가 보면 주위에 연한 자주색의 무리진 꽃들을 흔히 보게 된다. 이 꽃이 바로 쑥부쟁이로 그 청초한 아름다움을 어디에도 비길수 없다. 바닷가에는 갯쑥부쟁이, 해국, 갯개미취, 울릉도에는 섬쑥부쟁이, 한라산에는 눈개쑥부쟁이등 우리나라 곳곳에 이 쑥부쟁이 친척들이분포하며 참취등 주로 산나물로 식탁에 오르는 종류도 있다.
코스모스를 비롯한 외래종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이미 오래전에 도입되었기 때문에 아무런 거부감 없이 우리의 꽃들과 다름없이 가을정서를 나타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우리의 것을 찾고 가꾼다면 외화를 낭비하지 않고 정성을 들여 가꾸는 노력이 없더라도 우리의 식물들로부터 한국의 가을정서를 만끽할수 있을 것이다. 코스모스가가을의 상징이 된 것은 우리의 들국화를 소중히 여기고 찾아 가꾸지 않은 탓도 있지만 우리 마음한 구석에 외래문화를 선호하는 외제병이 들어 작은 식물 하나라도 수입종이 좋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박태규(영남자연생태보존회·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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