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이 아닌 한쪽 방향으로만 달리는 도로는 어떨까. 출근길이나 퇴근길, 답답한 차안에 갇혀 씽씽 달려가는 반대편 차로를 바라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했음직한 생각이다.
일방통행 역시 좌회전 금지와 마찬가지로 기존 도로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 외국의대도시들은 대부분 일방통행을 광범위하게 도입하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하튼의 경우 주요 간선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운용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이면도로는 거의가 일방통행이어서 길만 제대로 알면 어디든 체증없이 다닐수 있다.
이처럼 대구에도 일방통행 도입을 확대하면 지금의 북새통보다는 한결 낫지 않을까. 전문가들은일방통행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거의 동의하고 있다.
일방통행을 도입하면 우선 교차로 신호수를 줄임으로써 통과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도로정비가쉬워지고 교통사고도 줄어든다. 미국 워싱턴시에서 일부 가로에 일방통행을 도입한 후 조사한 결과 평균통행시간은 25~50%% 빨라졌고 정지율은 40~80%%까지 줄었다. 교통사고도 15~4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가 지난해 달구로와 동덕로 일방통행을 추진할 때 나온 결과 역시교통소통률이 34%%까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일방통행 도입에는 치밀한 교통수요 분석과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한결같은 지적.간선도로의 경우 가장 먼저 감안해야 할 것이 우회거리와 우회통행량. 이를 일방통행로 통행량,통행시간 단축 효과와 면밀히 비교해 경제성을 따져봐야 한다. 또 일방통행로의 기·종점을 어디로 잡을 것인지, 종점부분 교통량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
이면도로 또는 도심 소로의 경우에는 표지판이나 노면표시 정도가 아니라 인도설치, 노상적치물제거, 주정차단속 등 제반 조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인접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민원 해소 여부. 이 문제가 해결되지않고는 도입 자체가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우회거리와 시간 뿐만 아니라 상업시설 피해가능성,응급차량 처리방법, 시내버스 노선변경에 따른 승객불편 등. 어느 방향으로 일방통행하느냐, 인도를 어느쪽에 설치하느냐에 따라 주민들의 반응은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
여러가지 사전준비와 어려움에도 불구, 일방통행 도입은 지금의 교통난을 푸는 유력한 대안으로떠오르고 있다. 먼저 우회거리와 시간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구의 경우 우회해야 하는 블록간격이5백m안팎으로 1백m안팎인 외국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넓지만 교차로 지체시간이 워낙 크기 때문에 우회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 주장한다.
대구시가 장기적인 도심 교통대책으로 마련한 대중교통특구 지정 및 운영방안에서는 일방통행 도입과 보·차도 구분 등 일련의 조치들이 중요하게 제시됐다. 최근 경찰청은 각 경찰서에 이면도로 일방통행을 최대한 도입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때문인지 7일 열리는 대구시 교통규제 심의에서는 일방통행 관련 안건이 20건을 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대구시내 일방통행 구간은 간선도로 6개를 포함, 1백25곳 40km가량에 그치고 있다.지난해말 1백12곳 32km정도였던데 비하면 그리 늘어난 것도 아니다. 필요성과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실제 도입이 미미한 이유는 민원에 대한 걱정과 준비부족이다. 행정당국은 아직 세부적인방안마련보다는 시끄러운 일은 피하고 보자는 식이다. 그러니 교통량 분석과 교통수요 사전예측등 준비가 제대로 될리 없다. 아예 논의조차 꺼리고 있다.
외국 대도시들의 교통흐름이 대구보다 훨씬 나은 것은 단순히 일방통행 도입의 효과가 아니라 교통문제 해결에 대한 당국의 의지와 시민 전체의 공감대 형성이 낳은 결과인 것이다.〈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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