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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잡음 어디서 시작됐나"

프로야구계에서는 과정보다 결과가 전부라고 흔히들 얘기한다.

현대감독으로 있던 지난 93년 나는 92년 6위에 이어 팀이 꼴찌를 달리자 중도 해임될 위기에서가까스레 벗어난 경험이 있다.

당시 사장이던 김의광씨는 시즌 중반인 8월 중순 나에게 코치와 선수들, 외부인사를 만나 면담을해도 좋겠느냐는 의견을 물어왔다.

나는 처음에 반대했으나 김사장이 94년 대비를 하려면 빠른 것이 좋다고해 결국 승낙했다. 이후면담을 하는 사이 감독 중도 해임설이 나돌면서 레임덕 현상때문에 팀은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이때 나는 "이런 꼴을 당하면서까지 감독을 해야 하는가"하는 심정이었으나 어쨌던 마지막까지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팀을 수습하려고 애썼다.

김사장이 한달여에 걸쳐 면담을 마치고 9월16일 나와 최종면담을 하면서 다음 감독을 추천해달라는 말까지 해 착잡한 마음으로 사무실을 나왔다.

드디어 운명의 순간이 다가와 10월6일 김의광사장이 다시 나를 찾았다. 수순상 해임 통보가 틀림없어 "올것이 왔구나"라는 체념으로 인천으로 향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김사장은 환히 웃으며 유임 통보와 함께 "장님이 장님을 끌고가면 개울에 빠진다"는 말로 자문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모든 자문 상대자들이 개인 이익과 개인 감정에 치우쳐자문이란 '독소'밖에 없다는 것이 김사장의 결론이었다.

팀 결정권자가 야구를 몰라 우왕좌왕한다면 팀이 엉망이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삼성의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정 과정의 잡음들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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