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고장 청도에 사는 손지아씨(50·각남면 녹명2리 843)는 일손 바지런한 농부(農婦)이면서도 삶의여유를 잃지 않으려는, 마음이 젊은 주부이다.
가을걷이가 끝난 농한기이지만 그는 아침 8시쯤이면 들로 나간다. 겨울농사인 딸기비닐하우스재배 때문. 딸기모종을 요며칠사이 산아래 6백평의 비닐하우스에 옮겨심어야 하므로 놉을 해서라도일찌감치 마쳐야한다.
그는 겨울부터 봄까지는 딸기농사, 여름엔 고추와 토마토 등의 채소농사와 벼농사를 짓고 9~10월엔 남편과 함께 감식초제조에 매달린다. 특히 감식초는 20t 정도의 감구입과 통에 담아 발효시키는 일, 마실감식초라는 상표로 상품화하는 일 등이 수월찮다. 그런가운데 적십자봉사단회원으로,마을부녀회장으로 환경감시활동 , 경로당방문 등 봉사활동도 게을리하지 않는다.딸기농사로 분주한 요즘 그는 점심먹고 좀 쉰뒤 다시 일을 시작하지만 해가 짧아 금방 일이 끝난다. 5시남짓해 돌아와 저녁밥을 먹고 9시 뉴스를 조금 보다 펜을 잡는다. "밤을 온전히 내시간으로 누리려 애씁니다. 잘 못쓰는 시라도 끌적거려보고..."청도도서관 주부독서회에서 선정한 책도읽고 낮에 흙일하며 문득 떠오른 시상들을 풀어내보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말이라도 좀 하려면 부모도 자꾸 배워야 할것 같습디다"(그의 세아들중 둘이 서울대를 나왔고, 막내는 부산 고신대 재학중) 그래선지 작은 감식초공장안 책장에는 웬만한 신간들이빼꼭이 꽂혀있다. 최근 읽은 책은 이문열의 '선택'과 최인호의'가족'.
낮에는 흙과 더불어, 밤에는 책안의 오솔길을 산책하는 손씨는 빠듯한 일상가운데 여유로움을 찾는, 자신만의 전원일기를 쓰고 있는지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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