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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월 중순, 가을 단풍이 한창 아름답던 시절 대구효성가톨릭대 인문대 교직원 모두는 우리나라의 구산선원중의 하나이자 조계종의 특별 선방인 문경 봉암사에 갔었다. 스님들의 수행증진을 위해 외부인의 통행을 차단하고 있는 절인데, 이날 우리에게는 절 방문 특별히 허락되었던 것이다. 필자의 다정한 친구 효광스님이 이곳의 주지로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후에는 한 자리에 모여 앉아 차 한잔을 나누며, 대화의 장을 가졌다. 효광스님은 교수들에게 불교를 잘 알려서 포교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로써 대화의 장을 열었다. 교수중에는 종교학과 교수도 있었고, 다들 나름대로 자기분야에서 전문가들이었기에 대화의 장은 금방 열기로 가득하였다.

한 자리에서 오고간 대화의 내용이 무엇이든간에 우리는 그러한 시간을 가졌다는 것에 매우 만족했다. 또 우리나라에 이렇게 자기 수양에 충실하고 있는 스님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있다는사실에 기쁨을 가졌다.

우리는 힘들었던 군 훈련소에서 동고동락했던 시절부터 이어져온 만남이 있었기에 믿는 내용과생각의 차이는 별 문제가 못 되었다. 윤회에 대하여 통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필자에게 그는열심히 설명도 했고 돌아가신 성철스님의 어록집을 권하기도 했지만 필자는 여전히 이문제에 대한 불교의 견해에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를 좋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따뜻한 우정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계곡의 물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재래식 화장실을 고집하고 있는 그 곳의 스님들이 존경스럽고 하찮은 모기 하나도 목숨을 잃지 않는 그 곳의 평화가 한없이 부럽다. 이 시간 겨울 안거에들어가 영혼의 정화에 힘쓰고 있을 효광스님의 보름달처럼 밝은 얼굴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보고싶을까?

(전헌호-신부.효성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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