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舊韓末)과 'IMF시대'를 맞은 오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 당시는 함포(艦砲)를 앞세운침략이었다면, 오늘날의 상황은 달러를 앞세운 진입일 것이다. 사실 온 국민의 축복과 기대속에서출범한 김영삼정부는 3년차인 95년부터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었다. 개혁을 앞세운 사정(司正)의칼날앞에 국민들은 두려움과 기대감속에 지켜보았지만, '그게 아닌데…'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터져나오기 시작한 것이 벌써 3년전부터였음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이제와서 부질없는 책임공방으로 날을 지새우기에는 너무 절박해졌다. 미소를 머금은채 수도 서울에 입성한 미셸 캉드쉬IMF총재는 경제부총리.한은총재등 고위 재무관계자를 만나고 대통령도 면담했다. 그는 "한국이IMF가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이행하면 한국경제가 안정과 성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위로의말'을 남기고 체한(滯韓) 12시간만에 떠났다. 그의 체한 행적은 먼 우주의 나라에서 왔다가 몇가지 훈수(訓手)하고 떠나는 외계인같은 느낌을 준다. 아무리 국제관계가 냉혹하다해도 거저 주는것도 아닌 돈을 떨어뜨리고 가는 뒷모습의 잔영(殘影)이 한없이 서럽고 괘씸하다. 모두가 자격지심(自激之心) 때문일까. 불 데 부채질한다고 세계의 언론들도 한국때리기에 한창이다. 몇해전부터 계속된 경고를 무시해왔다느니, 아시아식 개발에 한계를 드러냈다느니… 하면서 난도질하기에 바쁘다. 또 직접적인 표현은 않았어도 은근히 재벌해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남의 힘을 빌려서라도 고칠 것은 고칠 수밖에 없다. 차입금에 의한 기업의 무한확장.규제의 고삐를 놓을 줄 모르는재무관료의 부패와 타성.흥청망청의 국민의식을 한꺼번에 척결하지 않으면 살길이 없게됐다. 캉드쉬의 미소를 떠올리며 이를 악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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