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국민회의 국민신당 등 3당이 4일 IMF(국제통화기금)와의 협상을 '굴욕외교'라고 일제히 비난하면서 경제위기 상황과 협상에 대한 정부측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각 대선후보 진영은 오늘의 국가적 위기를 초래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책임을 강도높게 추궁하면서 국가비상시국회담 개최와 정부 조각권의 조기 이양을 촉구하는 등 김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한나라당은 특히 일본의 자금지원과 독도문제 연계설을 지적하는 등 IMF협상에 임한 정부측의 태도를 가장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맹형규(孟亨圭)선대위대변인은 "정부책임자가 일본의자금지원에 독도문제를 연계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보도에 아연함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회창(李會昌)후보는 이날 진주거리유세에서 "국가가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데 도대체 정부는 어디에 있느냐"며 경제위기 상황에 대한 정부의 무능을 지적한뒤 국가비상시국회담 개최를 요구했다.
권오을(權五乙)선대위대변인도"협상이 일단락된 지금 정부는 아무리 다급한 지경에 처했더라도 최소한의 자존심과 위신을 지키려는 노력을 얼마나 기울였는지 돌아 보아야 한다"며 정부비판에 나섰다. 한나라당이 이같이 김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현 정부와의 차별화 강조를 통해국민회의와 국민신당측이 제기하고 있는'경제파탄공동책임론'공방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적 측면도 없지 않다.
○…국민회의는 IMF관련 청문회 개최와 김대통령의 사죄를 요구하면서 경제파탄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대중(金大中)후보는 5일 대구를 방문, IMF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IMF협상의 문제점을 비판한뒤 국책사업 재조정과 정부기구 축소 등 IMF관리체제의 1년반내 극복에 대한 세부실천방안 등을 제시했다.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은 이에 앞서 4일 "안팎의 외환위기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부가손을 놓고 있다가 국가부도 직전의 사정을 뻔히 알고 있는 IMF와 미국, 일본측에 일방적으로 끌려가고 말았다"며 협상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IMF와의 재협상을 거듭 주장했다.정동영대변인도 논평을 통해"우리가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된 것은 정권 재연장에 급급한 정부여당이 선거에서 손해볼까 두려워 위기의 실상을 회피한데 따른 것"이라며 "협상은 IMF의 일방적인강요와 우리의 일방적 수용뿐이었다"며 굴욕외교라고 비판했다.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는 "일주일만 먼저 협상을 시작했어도 최소한의 국가체통은 살릴수 있었을 것"이라며 경제관료들의 협상시기 실기를 지적했다. 이후보는 또 "총체적 경제부도의원인은 김대통령정부가 경제정책 운용에 있어 일관된 철학없이 구조조정을 게을리했고 과소비와사치 등을 방치했기 때문"이라고 밝힌뒤 "경제위기의 책임은 한나라당이 져야한다"며 한나라당 이회창후보의 공동책임론을 제기했다. 국민신당측의 이같은 입장은 김대통령정부에 대한 차별화와이회창후보에 대한 공세를 함께 겨냥한 것이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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