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7핫이슈-멜로영화 붐

올해 우리영화의 화두는 멜로였다.

추석시즌에 개봉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접속' 바람은 우리영화의 멜로영화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전령사'였다. '접속'은 전국에서 1백만명 이상을 동원했고 대구에서도 13만명이란 보기드문 흥행성공을 기록했다. 뒤이어 개봉된 '편지'도 지난 17일 현재 서울 46만, 전국 85만을 기록하고 있으며 개봉 4주째인 대구에서도 9만명을 웃돌고 있다. 올해 흥행 10위권 안에 드는 영화중 절반이멜로, 또는 드라마장르이다.

그동안 '미워도 다시 한번'(68년),'별들의 고향'(74년)'겨울여자'(77년)'겨울나그네'(86년)등 멜로물은 시대를 넘어 우리영화의 주장르로 자리잡아왔다. 그러나 80년대말부터 쇠락해 90년대부터는 로맨틱코미디붐에 밀려 1년에 한 편 보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왜 이 시점에 새삼스럽게 멜로영화바람인가?

'겨울나그네'의 곽지균감독은 "멜로는 우리의 기본적인 정서이다. 코미디가 줄수 있는 재미도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본 줄기로 돌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했다. 그동안 우리영화는특이한 스타일과 이색적인 소재, 간혹 외국영화를 베끼면서까지 새로운 것을 추구했다. 자연히 드라마를 도외시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흐름에 식상한 관객들이 감성을 흔드는 멜로에 '접속'됐고, 드디어 멜로영화 정서를 되찾은것이다.

'접속', '편지'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내년에도 멜로가 강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접속'의 한석규는 심은하와 함께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시한부 인생으로 나와 다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할 것이며 이서군감독의 '러브 러브', 육상효감독의 '연애편지', 홍상수감독의 '강원도의 힘'등이 내년멜로영화 르네상스를 연다.

그러나 요즘의 멜로물들이 과거의 멜로물과 차별을 띠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멜로드라마의 사전적 의미는 '통속적인 대중극, 신파극'이다. 이는 멜로드라마의 구조가 사회적인 모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멜로영화의 대부분은 눈물을 얘기하고 있지만 그 속엔우리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담고 있다.

그러나 '편지', '8월의 크리스마스'등 대부분이 다양한 사랑의 방식을 담고 있으나 이를 사회성으로 승화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사회적 갈등보다 개인적 갈등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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