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가 화의신청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도달한 것은 IMF사태로 인한 금융권의 자금유입이 차단된데다 오랫동안 지속돼온 건설 부동산경기 침체로 비정상적인 금융환경이 조성된것이 가장 큰 원인이고 두번째는 방만한 경영운영으로 요약된다.
청구는 26일 1백48억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했지만 이 정도 자금은 정상적인 금융환경이라면 얼마든지 담보물을 제공하고 연장을 받을 수 있는 처지였다.
그러나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이 국제결제은행(BIS)이 권고한 자기자본비율 8%%를 맞추기 위해 대출금 회수에 나서는 바람에 다른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돈을 갚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청구는 1차부도금액 1백48억원은 결제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앞으로 계속되는 자금수요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고 화의신청 이유를 밝혔다.
24일에 이어 26일 건설현장 근로자들이 몰려와 어음으로 지급된 노임을 현금으로즉시 바꿔줄 것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는 바람에 24일부터 청구가 정상적인 경영을 할 수 없다는 소문이 대구시내에 무성하게 퍼졌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주택업체 위기설등이 번지면서 올해말~내년초 입주하는 사람들이 아파트 잔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입주자들은 기존에 살던 집이 팔리거나 전세가 나가야 막대금을 마련할 수 있는데부동산경기가 최악인 상태여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결국 주택업체가 피해를 입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과도한 차입경영과 방만한 경영도 큰 몫을 차지했다는 것이 지역 경제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청구는 대구방송(TBC)에 이어 성남 분당에 블루힐 백화점을 개점, 유통업에 진출하면서 자금난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블루힐백화점의 경우 1천5백억원의 자금을 투입, 지난해 8월말 개점했지만 영업환경 악화에다 최근 잇단 할인점 공세에 밀려 그룹 자금악화의 주범으로 등장했다는 청구 내부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왕십리역사, 대구복합화물터미널등 자금회수기간이 상당히 긴 사업에 거액을 투자함으로써 전국에 기업 지명도는 높였지만 자금난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됐다.이런 실정에도 불구하고 청구는 주택건설 전문업체로서는 경영상태가 비교적 괜찮은 기업이었다. 95년 매출 6천3백71억원, 경상이익 1백43억원, 96년 매출 7천5백61억원, 경상이익 1백66억원, 올해는 매출 8천6백억원, 경상이익 1백70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95년 4백51%%에서 96년에는 4백78.29%%로 높아졌다가 올해는 4백60%%로 다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수익성 척도인 자기자본순이익률도 올해 5.3%%로 우리나라 산업평균의 3.32%%를훨씬 상회했다.
청구는 지난해 총 8천5백46가구를 분양한데 이어 올해는 1만4천여가구를 분양, 분양률이 80%%를 넘어섰다. 특히 분당 및 일산에서 대규모 오피스텔을 분양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초기에 완전분양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청구는 여기에 힘입어 구대구상고 자리에 3천2백억원을 투입, 내년부터 2001년3월까지 여의도 63빌딩 1.5배 규모의 대규모 복합빌딩 건립을 추진중이었다.
이런 청구의 저력으로 미뤄볼 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지 여부에 시민들의 관심과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崔正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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