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년 호랑이가 힘찬 포효를 시작했다. 가슴이 설렌다. 혹자는 말하리라. 무슨 희망이 있어 가슴설레겠느냐고. 그러나 그렇지 않다. 절망은 또 다른 절망을 부를 뿐이다.
바닥이 어디까지인지 모를 벼랑 끝 상황 앞에서 두 눈을 감아버릴 수는 없다. 우리에게 이런 어려움이 어디 처음이었던가. 갖은 고초와 간난을 딛고 일어서서 오늘까지 어기차게 이어 온 삶, 그것이 우리의 역사가 아니었던가.
새 아침이 밝아 오는 것은 은총이다. 이제 좌절의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 서야 한다. 잔뜩 움츠려들어 작게 된 어깨를 활짝 펴고 온 몸으로 부대껴 볼 일이다. 모진 가시덩쿨도 캄캄한 어둠의 길도 두 눈 부릅뜨고 뛰어들면 능히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크고 작은 생채기를 두려워 할 때가 아니다. 살이 찢기고 선지피가 뚝뚝 떨어질 지언정 강인한 의지는 그 아픔들을 넉넉히 감싸안아 곧아물게 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새 출발 선상에 있다. 몹시 급했던 생각과 행동을 한번 뼈아프게 되돌아 보자. 좀 나아졌다고 마구잡이로 허비했던 경제생활을, 조금 여유가 생겼다고 어려웠던 때를 쉽게 잊고 흥청망청하는 천박한 우리네 버릇을.
이런 행태는 이번 기회에 뿌리째 뽑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겹겹이 옥죄어 오는 난관에 파묻히고 말 것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그 어떤 결과에 야단스러울 정도로 난리를 치며 흥분했던 기억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외형적인 것에 지나치게 집착했던 것에서 돌아서서 한 단계 높은 성숙의 길로 주마가편해야 할 때이다. 희망의 출구는 그쪽으로 열려있다.
절망의 끝은 희망이 비롯되는 자리다. 무인년의 하루를 더없이 눈물겨워하며 복되게 살자. 허리띠를 다잡아 매고 이웃과 더불어 손잡고 소멍의 언덕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자.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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