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로에선 우리농업-(하)쌀농사 및 특작

14년째 풍년에 이어 지난해 사상최대 풍작을 기록한 쌀농사는 우리 농업에 있어서 여전히 제일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흉년은 곧바로 흉흉한 민심으로 연결될 정도로 농.어.공산품을 막론하고쌀의 작황은 나라전체에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실례로 이의근 경북도지사는 신년기자회견에서 "IMF 금융지원이후 나라전체가 경제위기로 몸살을 앓고있는 마당에 지난해 사상최대 풍작이 민심을 그나마 안정시켜주고있다"며 "쌀마저 수입해야할 처지라면 얼마나 참담한 일이겠느냐"고 토로했다.

지난해 쌀 증산에 힘입어 농정관계자들은 올연말 쌀 재고량을 7백37만섬으로 추정, IMF가 권장하는 비축량 6백만섬을 상회할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밀가루 가격이 비싸진만큼 쌀 소비가 상대적으로 늘어날수도 있어 적정재고량이 유지되느냐는것은 가변적이다.

쌀증산에 있어 중요한 과제는 다수확에 내성이 강한 품종선택과 재배면적확대다.쌀 재배면적확대는 일단 쌀농사의 안정성 즉, 쌀값이 얼마나 나가느냐에 달려있다. 최근들어 유류가격이 폭등하자 쌀농사로 돌아오는 농민들이 늘어나는것도 안정성 때문이다. 농사전문가들은 "쌀은 여타 품목에 비해 생산과 판매및 가격이 상대적으로 가장 안정된 품목"이라며 "최소 3~5ha이상 전업농이라면 적정소득이 보장된다"고 한다.

그러나 경북도내 쌀농사 전업농 11만4천호가 재배하는 면적은 13만5천1백ha로 호당평균 1ha가 조금넘는 수준이다. 쌀농사의 평균소득을 ha당 6백만원으로 볼때 경북도내 쌀전업농의 평균소득은아직 미미한 형편이라 전체 재배규모를 늘리는 일못잖게 농가당 재배규모의 확대가 시급한 과제다.

쌀증산에 있어서 또하나 중요한것은 지력을 키우는 일로 정부는 지력증진을 위해 지난해부터 규산질비료를 무상으로 공급, 6년에 1번씩 뿌리도록하고있다.

현재 IMF한파를 많이 타고있지만 시설원예농의 장기적 전망은 밝은편이다. 생활수준이 향상되면곡물류와 육류보다 과채류소비가 늘어나는등 장기적으로 볼때 시설원예작물의 수요는 늘어난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아직 수출이 초기단계에 머물고있는데다 기반자체도 전국의 2%%에 불과한 시설화훼 역시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본다. 아직 꽃의 생활화가 안돼 소비가 들쭉날쭉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느 농사보다 부가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경북도는 타지역에 비해 뒤져있는 화훼 기반시설확보를 위해 2000년까지 구미에 11만평의 첨단원예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낙동강연변에 'I'자형 화훼벨트를 조성, 미래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웅대한 계획을 세우고있다.

시설원예작물도 여타 농산품과 마찬가지로 경쟁력확보가 중요하다. 과거 경쟁력 하면 품질향상이위주였으나 개방체제하의 무한경쟁시대에서는 가격에서도 우위를 지켜야한다. 이런점에서 우리 특작농업의 생산체계를 바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있다.

전국 70%%를 차지하는 사과의 경우 경북도는 이미 신경북형 사과생산체제를 갖출 준비에 나섰다. 기존의 키큰 사과나무로는 인건비를 감당할수 없는데다 노동력확보도 쉽지않아 사다리를 없애는 사과밭을 조성, 인건비를 최소 60%%이상 절감한다는 것이다. 경북도는 현재 연구중인 키작은사과나무를 내년부터 적극 보급할 계획이다.

최근 소비가 증가하는 버섯 재배는 첨단기술산업으로 재배기술 개발이 어느 작목보다 중요하다.울릉산 천궁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약초는 중국산에 비해 뒤처진 가격 경쟁력의 극복이 급선무다.그러나 시설원예작물을 포함 우리 특작품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보다 수급조절에 있다. 돈이된다면 너도나도 덤벼드는 풍토는 특작농의 앞날을 어둡게한다.

이태암 경북도유통특작과장은 "일본의 경우 참외대신 멜론으로 전환하는등 품목고급화로 승부를걸고있다"며 "수급조절의 불균형으로 인한 유통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시설및 품목고급화로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徐泳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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