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YS-DJ 갈등기류 "모락모락"

오랜 정치적 동지로서의 밀월관계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였던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김대중(金大中)당선자가 최근들어 미묘한 갈등기류를 보이고 있다.

김대통령과 김당선자는 대선후 마치 서로 등을 두드려주는 듯한 제스처를 보이면서 매주 정례적으로 만나 정권이양에 따른 국정전반에 대해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양측의 우호적인 관계가 외환위기를 둘러싼 감사원 특감과 경제청문회 등 책임추궁에서 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것 같다.

즉 김당선자가 현 정권에서 엄청나게 늘어난 외채의 행방에 대해 거듭 강한 의혹을 제기, 청와대가 단호한 반응을 보이면서부터 긴장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청와대는 31일 오전 '외채규모 및 증가요인'이라는 자료를 배포하면서 김당선자의 의혹 제기에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세계은행(IBRD)방식을 기준으로 한 총외채는 작년말 현재 1천2백8억달러로 지난 5년간 7백80억달러가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대외자산 3백34억달러를 제외한 순외채 증가액은4백46억달러라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같은 외채 규모와 증가요인에 대해 임창렬(林昌烈)경제부총리가 이미 김당선자측에상세히 설명했음에도 외채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며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김광일(金光一)정치특보를 통해김당선자측의 외환위기 진상조사 방식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표출하며 이의를 제기한 것도 같은맥락으로 보여진다.

정가 주변에서는 이에 대해 최근 청와대가 뉴욕 외채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한 몫을 한 미국인 마크 워커변호사(재경원법률고문)에게 서훈을 추진하는 것이 김당선자측을 자극한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3일로 예정된 두 사람간의 또 한차례 정례회동에서 이같은 갈등기류를 어떻게 조율할 지 주목된다.

〈吳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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