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가스참사 생방송 외압으로 무산됐다

95년 4월28일 발생한 대구 상인동 도시가스폭발 참사 3주년을 앞두고 당시 폭발사건에 대한 방송보도가 외압에 의해 축소된 것으로 알려져 뒤늦게 물의를 빚고 있다.

MBC 'PD수첩'은 10일 방영 예정인 '이제 방송문화도 바뀌어야 한다'에서 폭발사고 보도가 외압으로 축소된 사실을 공개할 예정. 'PD수첩' 제작책임자인 윤혁 사회교양팀장은 "취재중이어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으나 당시 사고에 대한 방송보도가 축소된 상황을 자세히 밝힐 방침"이라고말했다.

폭발참사 당시 KBS, MBC 등 방송사들은 사망자가 1백명이 넘는 대형참사인데도 불구, 사건당일낮TV 생중계를 하지 않았다. 오전 10시 정규방송을 끝낸 뒤 방송사들은 사고에 대해 '침묵'으로일관했으며 KBS가 이날 오후 고교야구 중계도중 간간이 자막방송을 통해 사고소식을 전했을 뿐이었다. 당시 공보처는 "방송사가 낮방송 승인신청을 않았다"고 했고, 방송사는 "방송준비가 안됐다"고 해명했었다.

당시 방송사의 중계외면을 두고 지역 주민들의 비난과 항의가 쏟아졌었다. 공보처 및 방송사엔 대구 시민은 물론 사고소식을 궁금해 하는 국민들의 항의전화와 문의가 쇄도했다. 시민들은 "성수대교사건은 낮에 TV생중계를 하고도 1백1명이 숨진 대구가스폭발사고에 대해 중계를 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서울사람들의 죽음은 죽음이고 대구시민들의 죽음은 죽음도 아니냐"고 분노했었다.

상인동 도시가스폭발 참사 유족회 정덕규회장(대구시의원)은 3일 "당시 생중계를 하려 했으나 공보처에서 압력이 내려와 TV방송을 못했다는 얘기를 방송사 직원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정회장은 "사고가 난 지하철공사장 시공업체가 경남지역 기업인데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악영향을 우려한 청와대와 공보처가 생중계를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고 털어놨다. 정회장은 "축소보도의 전말이 밝혀지는 것을 계기로 가스누출및 폭발원인,사전 가스누출 여부 등 사고 의문점들도 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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