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뗏목의 지혜

한 나그네가 긴 여행 끝에 강가에 이르렀다. 그의 목적지는 강 건너 저쪽이었으므로 나무와 갈대를 구해 뗏목을 만들었다. 강을 무사히 건너 목적지에 도착한 나그네는 뗏목을 보고 생각했다.'저 뗏목이 아니었다면 강을 건널 수 없었을 것이다. 저 뗏목은 나에게 큰 은혜가 되었으니 메고가야겠다'

우리는 때때로 이 나그네처럼 지혜롭지 못한 생각들을 하게 된다. 살아가면서 우리들이 가지게 되는 지위나 권력이나 돈은 이 뗏목과 같은 것이다. 나그네의 할 일은 뗏목을 다른 사람이 이용할수 있도록 강변에 두고 제 갈길을 가는 것이듯 우리들의 할 일은 남은 사람을 위해 이러한 것들에 집착말고 길을 떠나는 것이다.

어떤 스승과 제작가 길을 가다가 강을 건너게 되었다. 마침 강가에는 강을 건너지 못해 머뭇거리고 있는 처녀가 있었다. 스승은 다짜고짜 처녀를 업고 강을 건넜다. 스승과 함께 계속 길을 가던제자는 도저히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물었다. 출가한 수행자가 함부로 세간의 처녀를 업어도 되는지. 스승은 대답했다. "자넨, 아직도 처녀를 업고 있나? 나는 처녀를 내려놓은 지 이미 오래라네" 오래전에 내려놓았어야 할 삶의 짐들을 아직도 끙끙 거리며 짊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들의삶을 한번쯤 성찰해 보자. 어리석은 집착으로 필요없는 짐들을 짊어지고 있다면 미련없이 내려 놓자.

외채상환 금모으기가 범국민운동으로 퍼져 나가면서 이제는 은모으기 운동이 펼쳐진다고 한다. 이운동이 금과 마찬가지로 수입의존도가 높은 은을 수집해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고, 남는 물량은 해외로 역수출,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을 주게 된다고 한다. 은은 물론이고 이 기회에 아직 나오지않았던 금고속의 금덩이도 뗏목의 지혜를 발휘해 훌훌 나와 IMF의 험난한 물결을 건너는데 한몫이 되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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