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계올림픽 금메달 시민반응

0.05초 차이로 따낸 금메달. 제18회 나가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천m 결승서 김동성(18·경기고 3년)은 오른발을 결승선 앞으로 쭉 내밀었다. 결국 스케이트 날 한개 차이의 승리. 현지는물론 전국에서 일제히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막판 역전승을 지켜본 국민들의 심정은 한결 같았다. '우리도 할 수 있다' IMF가 무소불위로 휘둘러대는 칼춤사위에 숨죽여 살았던 국민들은 오랜만에 억눌린 감정을 터뜨렸다. 이어 들려온 여자 3천m 계주 금메달. 역시 막판 두바퀴를 남겨두고 한편의 드라마처럼 역전극을 펼쳐 냈다.사업을 하는 한준택씨(38·대구시 남구 봉덕동)는 "그처럼 긴박한 상황에서 어떻게 오른발을 내밀생각을 했는지 너무 대견하다"며 "아무리 어려운 처지에 놓여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김선수는우리 국민들의 저력을 대변한 셈"이라고 말했다.

주부 김선주씨(54·대구시 동구 신천동)는 "이번 올림픽 금메달은 여느 금메달과는 다르다"며 "처음에 메달 하나 못딸 때는 우리나라 처지가 이렇다보니 선수들도 기가 죽었나보다 하고 마음이아팠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주진영씨(26·경북 경산시)는 "쉽게 따낸 금메달이 아니기에 그 가치가 더 빛난다"며 "앞을 가로막는 선수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우승을 차지한 여자선수들을 보고 IMF 시대를 벗어나는 우리나라의 모습을 상상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빚잔치를 벌려 겉으로만 화려하게 치장한 경제대국 11위가 아니라 금메달 선수처럼 끈질긴 노력끝에 얻어낸 명실상부한 경제대국을 기대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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